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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와 부분 학부생들 구두시험을 보았다. 나 역시 조교 중 한 명이었는데, 아이들의 대답을 듣고 있다 보면 무엇이 중요한지 잘 모르기 때문에 닥치는대로 외워버리는 아이들이 보인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고 있는 아이, 어디서 말은 들어 보았기 때문에 문제가 묻고자 하는 핵심과는 상관없는 것에 대해 자신이 이만큼은 알고 있다고 애써 말하는 아이 등등. 물론 나는 이런 아이들을 비판하거나 비난할 의도는 없다. 단지 아이들이 아직 큰 그림을 못 보고 있기 때문이니까. 많은 것이 그렇다. 우리는, 커다란 그림을 그려 놓고, 구체적인 것들을 그것에 꿰어 맞추는 식으로 살아 가고 있다. 만약 그러한 것이 없다면 그때그때 땜빵질 된 삶을 살고 있을 뿐이다. 오대수. 오늘도 대충 수습하고 사는. 한가인 코,.. 2011. 2. 13.
10년 감수, 그리고 몇 가지 발상의 전환 어제, 내 옆 자리에 있는 아이가, "10년 감수했네." 하길레, "그래, 그럼 OO 이제 16살인 거야? ㅋㅋㅋ" 하니, "아니죠, 형. 10년 감수니까 수명이 10 살 줄어든 거고, 그러니까 36이 된거죠." "오--, OO 똑똑한데 :)" 항상 10년 감수, 하면 10살이 줄어드는 것처럼만 생각했는데, 10살이 늘어나는 것이 더 의미에 맞는 듯. OO 는 석사를 끝마치고 다른 랩으로 가려고 생각중이다. 다른 곳에서는 심하면 마치 배신자 취급을 하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 이곳은 학교 분위기도 그렇고 현재 지도 교수님도 그렇고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너한테 맞는 곳을 찾아 가는 것이 정답이라며 랩을 옮기는 것을 적극 지지하는 분위기. 나도 마찬가지. OO가 가려는 곳은 주로 computational .. 2011. 2. 13.
욕은 노동자 몫 차근차근 따져볼만한 깜냥이 되지 않기에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나는 왠지 기업과 같은 거대한 힘에 기대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들이 우리의 욕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KTX 여승무원들의 부당 해고에 대항한 것에서도, 우리는 결코 그녀들의 권리에 대한 정당한 주장에는 별로 관심이 없으니까. 인권 따윈 무시해도 결국은 그 일을 해야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들이 있으니 사측에서는 해고시켜버리고 사람을 또 뽑으면 되니까. 그렇다. 언제나, 부당한 처사임을 항의하는 이가 있어도, 그 부당한 처사를 감수하면서까지 일을 해야만 하는 이가 있기에 사측 혹은 강자라 할 수 있는 이들은 차라리 항의하는 이들을 해고시켜버리고 그 일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이들을 다시 뽑을 뿐이다. 그래서, ".. 2011. 2. 13.
소의 그 커다란 눈을 보았는가? 그 커다란 눈을 껌뻑거리면서 쳐다 볼 때는 왠지 모를 교감이 느껴진다. 많은 이들이 보았다는 워낭소리. 아마도, 그 주인공 할아버지와 영화로만 그것을 본 사람들 중간쯤에 내가 위치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작두로 짚을 10cm 정도씩 자른 후, 왕겨(벼껍질)을 갈아 만든 것 같은 사료와 함께 가마솥에 넣고 쇠죽을 끓인 후, 통에 담아 구유(소 밥그릇)에 담아 주면 콧김을 불면서 먹는 모습. 가끔은 별 이유 없이 소 옆에 서서 소랑 장난을 치기도 한다. 눈을 들여다 보다 인중을 손으로 만져 보기도 하고. 어렸을 때는 커다란 소 옆에 서는 것이 조금은 무서워서 외양간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옆에서 뿔을 한 번 잡아 당겨 보기도 하고, 하는 등 소랑 놀기도 했었다. 경운기가 아직 많이 사용되지 않을 .. 2011.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