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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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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질감 사람사 천치만치 고만치라고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지만, 아직 난 고만치까지 가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떻게 생각해 보면 고만치인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내가 느끼는 이 심리상태를 누군가에게 설명해 준다고 했을 때, 내 주변 상황에 대한 설명은 내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는 힘들다고 생각하고 있다. 왜냐 하면, 나는, 주어진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추측할 수 있는 심리상태를 갖는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내가 걱정을 많이 할 것 같은 상황에서 난 별로 걱정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경향은, 역으로, 일반적으로 봤을 때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거나 잘 알려진 해결책이 존재하는 경우에 내가 겪는 심리적 부담은 남들이 흔히 생각하는 그것과 다를 때..
동방예의지국의 노약자석 예의지국씩이나 되기 때문에 노약자 석이 있어야 그나마 노약자들은 양보를 받을 수 있다. 그게 현실이다. 물론, 쌍놈한테는 나이가 벼슬이라고, 나이 든 것이 무슨 큰 벼슬인것마냥 떠드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쩌겠는가, 그렇게 몇 십 평생을 살아온 것을. 그리고, 인터넷에 보이는 대부분의 글들이 무개념 노인들의 황당한 행동들을 지탄하지만, 그것은 곧 인터넷 인구의 대부분이 젊은이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노인 인구 층에서도 젊은층 정도의 사람들이 인터넷을 한다면, 요즘은 어딜가도 나이 먹어서 서럽고, 더구나 대중교통에서는 양보받을 생각도 못하고, 괜히 노약자석이 아닌 곳 앞에 가 서 있으면 젊은이들에게 양보를 강요하는 것 같은 미안함 때문에 노약자 석으로 가게 되면, 거긴 이미 여러 사람들이 자리를..
다마다마 뒷다마 2010-05-17 22:59 뒤에서 서로 주고 받는 이야기라는 뒷담화는 도대체 문화가 될 수 있는가? 초면의 사람들에게 있어 가장 좋은 이야기 소재는 그들이 공통으로 알고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은 심리학 쪽에서 잘 알려진 사실, 이라는 것은 심리학 전공 수업 시간에 들은 기억이 어렴풋이 나기는 한다. 그러나 그것이 뒷담화라 일컬어지는 식의, 누군가에 대한 부정적 언급일 필요가 있을까? 내가 좀 짜증이 나는 것은 그와 같은 행위에 대한 거부 반응을 보임으로 해서 혼자 맑고 고운 척 한다는 시선을 받는 때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이 뭔 개소리야. 나는 뒷담화를 하지 않는다. 여기 들어 오는 몇 명의 지인들도 조금만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을텐데, 나에게서 제3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거..
안주거리 웃고 끝나는 술자리보다도 더 나를 괴롭히는 것은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이 안주거리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누구도, 그 누구에 대해 뭐라 할 수 없다. 특히 그가 그 자리에 없을 때. 왜냐 하면, 그렇게 할 자격이 있을만큼 훌륭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타인의 고통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절벽에서 밀어 떨어뜨렸다, 다시 빛도 닿지 않는 깊은 바닷 속으로 밀어 넣었다, 다시 용암 속으로 넣었다, 하는 그, 쉽게 나오는 한마디한마디에서 나는, 깊은 호기심과 순수함으로 메뚜기를 분해하고 있는 어린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된다. 어린 아이야 타인의 고통에 대해 생각할만큼이 되지 않는다손 치더라도, 다 큰 어른들이 남들의 고통 따윈 아랑곳하지도 않고 너무나도 간단하게 남을 아프게 하는 모습을 보..
경험이란 것에 관해서 과연... 어디까지가 '경험해 봤다'라 말할 수 있는 정도일까? 나는 이것이 궁금하다. 단지 한 번 그 일을 겪으며 느끼는 것은, 실제로 그런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 느끼는 것과는 너무나 다르다. 여러 예가 있다. 빵이 없으면 케익을 먹으라던 사람이나, 쌀이 떨어 졌으니 피자를 시켜 먹자는 이나. 나는 그래서 가카도 개미 눈꼼만큼은 이해가 간다, 등록금이 없으면 장학금을 타면 된다는. 어차피 오락 프로이기 때문에 어떤 의미를 찾는 것 자체를 하지 않지만, 종종 농촌이나 기아체험과 같은 것이 나올 때면, 누군가의 하루하루의 고통도 결국 오락거리에 지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더욱 문제는, 그들은 자신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는 것. 기아 체험에 드는 돈을 그..
남 얘기만 하는 사회 나의 철칙 중 하나는, 절대 제 3 자의 이야기를 그가 없는 곳에서 하지 않는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대놓고 할 지언정 절대 그가 듣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의 얘기를 하지 않는다. 흔히 뒷다마 깐다고 하는데, 그것은, 내가 볼 때, 타인의 아픔을 후벼 파는 가장 비열한 짓이다. 모르니까 상관 없다고? 말했지, 어떠한 것의 잘잘못은 '들키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 행위 자체로 결정되는 것이라고. 살인을 해도 들키지 않았다고 해서 잘못한 것이 아니란 말인가? 지금 사회는 온갖 잡소리가 난무하는데, 그 중에 특히 누구누구의 이야기가 난무한다. 그 입을 다물어야 한다. 특히, 공익인척 하면서 타인을 죽여서 제 배를 불리우고 있는 언론은 더욱 더. 연예인이든 스포츠 선수든 그들은 결코 남들의 이야깃거리가..
벽, 그 넘어로 그 어느 두 개체도 완전한 합일을 이루어 하나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또한, 그 누구라 하더라도 그를 온전히 알 수 있는 이는 단 한 명도 없다는 것 역시 자명하다. 나는, 그리고 모든 인간은 그 어느 누구도 결코 깰 수 없는 어떤 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에반게리온에서는 이것을 AT 필드라고 하였다. 나는, 이것이 우리가 느끼는 '고독' 혹은 '외로움'의 요인 중 가장 커다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무엇일까? 두 개의 달걀을 결코 하나로 만들 수는 없지만, 그 두 개를 하나의 '바구니'에 담을 수는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결코 하나가 될 수 없겠지만, '우리'라 일컬어지는 바구니 안에서는 하나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두 개체를 하나의 바구니 안에 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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