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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노을과풍경45

어떤 느낌들 요 며칠 자주 오는 느낌은 봄날 갓 자라난 풀들을 뽑았을 때 풀 밑에 뭉쳐 있는 흙의 냄새. 그리고, 썩 좋은 느낌은 아닌 축축 젖은 물. 아마도 요즈음 따뜻해지곤 하는 날씨에 봄느낌이 오면서, 지금까지는 좀처럼 드러 나지 않던 느낌이 왠일인지 떠오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왜냐 하면 저 풀뭉치 밑의 흙의 촉감과 냄새, 약간은 차갑고 축축한 느낌은 어렸을 때 봄이 되면 느끼곤 했던 느낌들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살던 시골집은 집 뒤에 비닐 하우스가 있었다. 집이 한 채 있고, 굴뚝이 나오는 곳에도 역시 약간의 공간이 있어서 그 곳에 장독대며 감나무, 고얌나무 등이 있었다. 그러한 곳을 우리는 '뒤란'이라고 불렀는데 표준어로는 '뒤뜰'이다. 그 옆에 비닐 하우스가 있었다. 봄이 되면 이것저것 심을 준비를 .. 2016. 2. 6.
의외로 만난 겨울 풍경 어제는 익산을 갔다 왔다. 이 곳에도 눈이 내리긴 했지만 쌓이진 않고 녹았기에, 그리고 익산은 한 시간 거리라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가는 도중에 보니 꽤나 많은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었고, 목적지에 도착했을 즈음에는 약한 눈발이 날리기도 했다. 날은 따뜻해서 빙판길은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충분히 번거로운 날씨였기에 일이 끝나고 남은 시간에 주변을 산책하려는 계획은 다음으로 미루고 돌아 와야만 했다. 2015. 11. 28.
걷는다는 것 얼마 간의 휴식을 취하고 다시 찾은 학교는 이미 가을이 한껏 지나 있었다. 늦가을의 잦은 비로 인해 평소 걷던 길이 비에 젖어 있을 거라 생각하며 1km 가 조금 안되는 출근길을 나섰다. 몇 달을 비슷한 곳을 통해 다녀 어느 곳이 흙길이고 어느 곳이 아닌지 알고 있었기에 물에 젖은 흙길을 피해 갈까 하며 길을 나섰지만 숲으로 들어 가 걸어 가다보니 어느 새 좀 더 먼 길을, 흙길이 있는 길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길을 접어 들자, 이미 낙엽이 길을 뒤덮고 있는 것이 눈앞에 펼쳐졌다. 누군가가 이미 걸어 갔을지도 모를 길이었지만 그 흔적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발길에 채이는 낙엽 부스럭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마치 아무도 가지 않은 눈덮인 길을 가듯 왠지 모를 뿌듯함으로 길을 갔다. 뒤돌아 보니 내가 .. 2015. 11. 25.
시간을 품은 나무 얼마 전 출근길에 찍은 나무 한 그루. 위에서부처 차례로 단풍이 들고 있다, 한 그루의 나무에. 2015.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