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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_생각98

나는 틀렸다 곰곰히 생각을 해 보았는데, 자신의 오류를 인정한 후, 그것을 깨닫고, 그리고 그것을 고치고자 노력하는 것은 그 시작, 즉 자신이 갖고 있는 오류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매우 어렵다. 그리고, 비록 가식으로라도 그것을 인정할 수 있을지라도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진심으로 깨닫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문제. 문제의 해결은 문제의식으로부터 시작함을 생각해 본다면, 따라서, 자신이 갖고 있는 오류를 고치기란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나는 그래서 차라리 내가 갖고 있는 대다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나는 지금 무엇을 잘못 생각하고 있는가. 그대가 지금 갖고 있는 생각 중 잘못된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있느냐 없느냐를 묻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냐를 묻는 것이다.. 2010. 9. 25.
어지러운 세상 어지러운 세상이다. 무거움만으로 가득한 세상만큼 지루하고 따분한 세상도 없겠지만, 지금처럼 가벼움이 넘쳐나는 세상 또한 무의미함의 충만함으로부터 느껴지는 허무함, 아무것도 아닌 것들로 가득한 세상 역시 좋은 것은 아닌 듯 싶다. 물론 그 '아무 것도 아닌 것'들로 꽉 찬 세상은 어제나 오늘이나 여전히 시끌시끌하다. 세상을 뒤덮고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면, 반할 이상은 나하고는 상관이 없는 듯 싶다. 그냥 봐서는 상관 없어 보이는 것들은 오히려 더 깊이 관련이 있고, 당장 재미난 이야깃 거리가 되는 것들은 오히려 상관이 없다. 정치에 무관심한, 지극히 정치적인 태도가 전자에 해당할테고, 오늘 어느 쇼프로에 나왔던 연예인 누구의 무슨 얘기가 후자에 해당하겠지. 대체로 '관심'이란 그것이 내 현 생활에.. 2010. 9. 24.
돼지들의 세상을 향하여 2009-10-23 23:05 도살장에 끌려 가는 돼지 무리 한 가운데 음식물을 던져 놓으면, 자신들이 곧 죽으러 간다는 인식조차 없이 그저 한 방울의 음식물이라도 더 먹기 위해 더러운 몸을 놀리며 음식물로 돌진한다. 자유와 인권이 제약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알지 못한 채, 그저 부자로 만들어 주겠다고 하면 인간의 존엄성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난장판에 끼여 들어 재물을 손에 움켜 쥐고 다른 사람들을 내팽겨 친다. 이 둘 사이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없다. 저 만치 앞에 있는 비참함을 인식하지 못한 채 바로 눈 앞에 있는 속물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오늘도 하루를 산다는 것. 나는, 특히, 미국과 그에 종속된 한국이 이런 세태임을 느낀다. 그나마 미국은 '제도적 투명성'이 한국보다 조금은 나아, 한국보다.. 2010. 8. 9.
무식인을 위한 변명 2009-01-07 00:16 소위 뭘 좀 안다 하는 이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경박함과 단순함을 자못 참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매우 단편적인 사실만을 갖고 마치 자기가 다 아는 것인양 떠벌이면서 내뿜는 그 무식의 휘양찬란한 원맨쇼를 보고 있자면, 인간에 대한 측은함을 넘어 짜증까지 나기 마련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그들은 결코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이 자신의 무식함을 동네방네 광고하고 다닌다는 것을 모른다. 또 어떤 부류는 조금 대단한 것 같은 사람이 나타나면 숭배를 시작한다. 아고라에 미네르바를 숭배하는 이들처럼. 숭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열심히 찬양해줄테니 숫가락으로 밥을 떠서 내 입에 넣어 달라고 하는 것 같다. 자신이 스스로 주체적으로 생각해 볼 생각은 전혀 하지.. 2010.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