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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노을과풍경

가로등 하나

by adnoctum 2012. 11. 9.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라고 시작하는 노랫말이 언젠가 머릿 속에 떠 올랐다. 자신이 걷는 길이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그 누가 쉽게 말할 수 있을까만은, 나는 적어도 내가 가는 길이 정해진 경로를 따라 진행되는 길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언제나 해 왔었다. 그리고, 내가 가는 이 길이 나로 인해 조금은 다듬어 져 누군가 나와 비슷한 길을 걷게 될 사람에게 조금의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명예욕이 없는 대신,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길이 최소한 나 혼자만의 이로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는 것이다. 




어두운 길가에 서 있는 작은 가로등 하나처럼. 인적 드문 그 길을 누군가 암흑 속에서 걸어갈 때 약간의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세상에 태어 나 짧게 살다 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오고 있다. 큰 부나 명성 따위는 필요 없고, 단지 그저 나와 같아 자신만의 길을 찾고자 힘을 쓰고, 약간의 비웃음과 철없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꿎꿎하게 자기만의 길을 걷는 이, 그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말을 해 주고 싶은 것이며, 그리고, 나 역시 그렇게 위로를 받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좀 더 자신감을 얻어 지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것일 게다. 이리저리 전해 듣다 보면 결코 나만 그런 것이 아니겠지만 실제로 그런 사람을 만나는 일이란 흔치 않은 지라, 자신이 걷고 싶어 하는 길을 미리 걸었던 누군가를 직접 만나 조언을 전해 듣는 일은 흔치 않을 것이다. 나 역시, 분명 내가 가고 싶은 길을 미리 걸어 간 이들이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그와 내가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하고 있기에, 그리고 설령 내가 그를 알게 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 힘들기에, 나는 차라리 처음부터 혼자 한다는 것을 기본 생각으로 하고, 중간중간 그들과의 만남의 기회가 찾아 보면 놓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처음부터 그들의 도움을 찾아 나서기 보다는. 그래서, 후에 나와 비슷하게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역시 이 곳의 글들이 그들의 앞으로 나아감에 있어 비록 긴 여정 전체를 밝혀줄 수 없더라도 조금이나마, 잠시나마 앞을 밝혀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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