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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노을과풍경45

구름, 노을, 그리고... 이미 해지는 많이 넘어간 어느 시간. 언제 비가 온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을만큼 흐린 날씨. 그 중에도 구름이 아직 채 채워지지 않은 곳이 있고, 그 곳엔 낮은 구름 위로 저 높이 떠 있는 새털구름도 살짝 보이고, 그리고, 더 멀리서 아직은 사라지지 않은 태양빛이 구름에 반사되어 만들어진 풍경. 그리고... 저 멀리 한 구석에서는 붉은 노을까지 살짝 보였다. 먹구름과 흰구름이 하늘과 바람, 강물 흐르는 소리와 사람 소리, 밝은 빛과 어울려진 어느 토요일 오후, 여의도. 노을만 본다 치면, 서강대교를 앞으로 두고 제법 도시적인 배경과 어울린 모습. 왠지, 다소 음산하고 긴장감 넘치는, 비가 언제 쏟아질지 모르니까, 때, 어느 곳인가에서 하늘이 보이면 많이 안심이 되곤 한다. 태풍이 지나면서 처음으로 .. 2010. 6. 29.
겨울햇살 엊그제, 아직 정상?적인 생활 패턴으로 돌아 오기 전, 저녁 5시 즈음해서 기숙사 방을 나왔다. 꽤나 쌀쌀한 날씨. 이미 해는 많이 졌고. 그런데. 서쪽녘에서 비춰 오는 겨울 햇살. 맑은 날씨. 상쾌하리만큼만 쌀쌀하고 차가운 날씨. 곳곳에 드리워져 있는 그림자. 저녁 시간의, 해질녘에 생기는 그림자는 왠지 모르게 좀 다른 것 같다. 좀 쓸쓸하다고 해야 하나... 겨울이라 더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주위를 가득 메우고 있는 그런 다소 어둡고, 외롭고, 쓸쓸한 분위기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으로, 태양은 그리도 밝게 빛나고 있었다. 내가 가는 길 정면에서. 태양 주위에 생긴 노을과, 그 뒤에서부터 밝게 빛나며 달려 오는 햇살. 지금 그 때를 회상하니, 슈타인과 니나가 소풍을 가던 그 어느 때가 생각이 .. 2009. 11. 19.
산들바람에 생활의 빡빡함은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무관심하게 만들곤 한다. 실상 그 빡빡함이란 외부의 조건에 의해서라기보다는 내부의 문제인 경우가 많겠지.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는 거리에서도 조금만 여유를 가진다면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얼마든지 관심을 기울일 수는 있을테니까. 인간사가 얼마나 복잡하고 시끄럽게 흘러간다 한들, 자연은 언제나 한결같이 그 갈 길을 가고 있다. 인간, 제들이 만들어 놓은 환경 안에서만 시끌벅적하게 살아가다 보면 자연의 그 정교하며 조심스러운 흐름을 놓치기 십상이다. 조금만 여유를 가진다면 자연이 만들어 내는 조화 속에서 얼마든지 위안을 얻을 수 있을텐데. 요 며칠동안 계속 비가 오락가락 하고 있다. 간간히 보는 뉴스에서는 어느 곳에 얼마만큼의 비가 쏟아져 무슨무슨.. 2008. 7. 26.
행복에 대한 단상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적으면 적을수록 행복해지기 쉽다. 이 얼마나 단순한가. 대체로 행복이란 욕망의 충족을 의미하고, 현대 사회에 있어, 특히 한국 사회에 있어, 욕망의 충족을 말함에 있어 그 욕망이란 '타인의 부러움'을 받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유독 다른 사람들의 눈에 신경을 쓰는 사회적 풍토 때문인지, 공동체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개인주의에 무디고 따라서 '개인'으로 표현되는 '자아'에 대한 인식의 부족 때문인지, 한국에서의 '성공'이나 '삶의 목표'란 대체로 '남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언뜻 보면 이런저런 것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 근원을 파고 들어가보면, 그렇다. 물론 카프카의 단편 중 '단식광대'나, 허영은 가장 늦게 없어지는 인간의 욕망이라던 누군.. 2008.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