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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노을과풍경45

가을저녁하늘 무엇을 하는지조차 잘 알지도 못한 채 흘려 보낸 시간들이 아쉬움으로 남을 때가 종종 있다. 요즘 살짝 게을렀던 것도 있고 해서, 그래서, 어제는 비록 일요일이었지만 자리에 앉아 그래도 뭔가를 많이 하다 보니 어느 덧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었다. 해가 많이 짧아지기도 했거니와, 약간의 집중이 흐뜨려 놓은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감각에 의하여, 어느 덧 벌써 어두워진 밖을 보고 조금은 놀랐었는데, 더욱 놀라웠던 것은, 아직 해가 완전히 지지 않아 사물들의 윤곽선이 조금은 살아 있는 때, 대기를 덮고 있는 약간의 답답함을 갖는 연무 저 뒤에 아직 남아 있는 해, 그리고 거기에서부터 만들어져 나온 저녁 노을. 어둠과, 검은 능선과 윤곽들, 연무, 검푸른 하늘 경계면, 건물과 가로등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응축된 불빛.. 2010. 10. 26.
서늘한 바람 2009-08-27 21:48 얼마 전부터, 부쩍 가을이 다가왔음을 알리는 자연의 신호, 서늘해진 바람. 오늘은, 비가 온 후 좀 무더운 바람이 온통 세상을 덮어버리긴 했는데, 어제까지만 해도 꽤 서늘했다. 요 며칠간 몸이 많이 안 좋아서, 일찍 들어와서, 글이나 쓰고 침대에서 뒹굴거리다 룸메이트가 오면 이런저런 얘기꽃을 피우다, 잠깐 밖에 나가 담배 하나 물고, 운치 가득한, 밤하늘과 구름, 별들하며 달을 보고 있노라면, 이제는 많이 서늘해진 바람이,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려 준다. 그리고... 뚜렷하지 않은, 가을에 관련된 몇 가지 '느낌'들이 떠오르면서 살짝 마음이 들뜨기도 한다. 벌써 목요일이다. 나의 친구 두통. 그리고, 왜 그런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이 피로감이 나를 1mm 로 짖누르고 있.. 2010. 8. 8.
벤치 한 곳 다소 좁은 인간관계 속에서 살아가는듯 해도 막상 따지고 보면 그런 것도 아닌 것이라는 것은, 지인들이 대전을 내려 오면 가끔 연락이 닿아, 밥이라도 한 끼 같이 하고 어느 벤치엔가에 앉아 꽤 긴 시간을 보낼 때 종종 느끼곤 한다. 꽤나 더운 날들. 강렬한 햇살에, 조금은 시원한 그늘, 그리고, 이제는 제법 선선해진 바람. 구름들 사이로 가끔씩 새어 나오는 햇살. 그리고, 길가에 아무런 대책 없이 놓여 있던 벤치를, 어느 날 친구가 세포 받으러 - 아, 이런 말이 이 상황에선 왜 이렇게 우끼지 - 와서 같이 점심을 한 날, 나랑 같이 나무 그늘 밑으로 옮겨 놓았다. 그 후로 종종 그 곳에 앉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약간의 시간들이 겹쳐지는듯한 느낌. 바로 앞에는 분수를 따라 물줄기가 하늘로 시원하게 올라가고.. 2010. 7. 30.
야경 밤. 방학. 사람이 없는 어느 요일의 창밖 풍경. 도서관이 보인다. 시내라면 시내랄 수 있는 곳을 저 멀리 두고. 화공과 건물이 보인다. 2010.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