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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_생각

많아진 생각, 적어진 글

by adnoctum 2014. 12. 15.




   한 단계를 지나면, 이제 끝났다, 하는 안도와 함께 또다른 시작을 맞딱뜨려야 함을 알게 되곤 한다. 대학을 졸업하면서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대학원에 진학했다. 석사/박사 과정은 꽤 오래 걸렸기 때문에 이 때의 관건은 졸업이었다. 졸업을 했을 때,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끝냈다'는 안도감이 크게 들었다. 그 후로 2년이 지나는 지금, 물론 중간의 반년은 파견을 가 있긴 했지만, 과도기적 시기에 있음을 느끼고 있음과 동시에, 이제 또다른 시작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한 현실적 압박이 느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조차도 너무나도 '나'적인 고민의 종류가 발생해버리고 말기에 생각이 많아 지고 있다. 


   평범하게 회사에 가거나, 연구소에 가거나, 교수가 되거나. 물론, 평범하기조차도 너무나 힘든 요즘이다. 그런데, 나이는 들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여전히 일종의 꿈을 꾸고 있다. 현실성이 없어 보이는 진로. 그것이 시작되기까지 난 계속 지금처럼 과도기적 위치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만약 그 진로가 시작되지 않는다면 그냥저냥 현실에 맞춰 사는 길을 택하게 되겠지. 앞으로 1,2년 정도에 그 진로가 시작되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삶이 고달파질지도 모르겠다. 


   그런 현실적 고민들이, 결국은 여전히 보통의 현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성격과 부딪히면서 뭔가 이야기 나누기 힘든 고민거리들이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 곳에 글을 쓰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 또한,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생각이나 성향을 드러 내는 것조차 조심스러워 진 것도 그 원인이다. 여전히 전공에 관해서는 여러 쓸거리가 있고, 시시때때 생기지만, 많은 고민들이 그러한 것에 대해 쓸 마음의 여유를 좀체 허락치 않는다. 시간은 예전보다 늘어 났고, 주거 환경은 점점 최적화되어 감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만들어 내는 비좁은 심리적 공간은 그 안에서 옴싹달싹 못하는 나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조금은, 조금은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시기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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