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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노을과풍경

찬공기

by adnoctum 2011. 3. 1.


   바람이 많이 차갑다. 날이 다시금 쌀쌀해 졌다. 별로 개의친 않지만 휴일이라고 조금은 늦게 랩에 나갔다. 이따금씩 사람들이 오긴 했지만 모두들 잠깐 와서 볼일을 보고 이내 곧 들어 가곤 했다. 그래서 그랬을까. 난 일이 좀 더 잘 되었던 듯 싶다. ㅎ, 역시, 코딩은 아무도 없을 때 몰래 해야 제맛이라니까. ㅋㅋㅋ

   요 며칠 비가 자주 오락가락 하기도 했고, 날도 많이 추워져서 그런지 기분이 또 살짝 아리송하다. 비. 눈 덮인 풍경과는 사뭇 다르게 마음에 다가 온다. 더구나, 저녁 어스름이 되어 구름 사이사이로 하늘이 보일 때면, 눈 덮인 날과 비 오는 날의 느낌은 매우 다른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뭐, 굳이 생각해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하여튼, 구름이 덮이면 조금은 어둡곤 한데, 눈이 온 때라면 그나마 흰눈 때문에 조금은 밝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오후에 잠시 화장실에 갔다 분주히 다시 내 자리로 걸어 가는데, 연못에 밝은 하얀 빛이 기둥을 이루듯이 수면에 반사되고 있었다. 뭐지? 하늘을 보니, 아주 작은 먹구름 틈으로 해가 나와 있었고, 그 빛이 반사되었던 것이다. 온통 구름이 덮여 있는 그 하늘에, 아주 작은 틈 사이로 나온 빛. 물론, 저녁이 되어 집에 올 때 보니 이젠 많은 구름이 이미 자취를 감추고 군데군데 몇 개의 구름뭉치만이 남아 별들 사이를 지나고 있긴 했지만. 아, 저녁은 꽤나 추웠는지 군데군데 움푹 파인 곳에 조금씩 남아 있는 빗물들이 살짝 얼어 있었다.

   얼마 전에도 잔뜩 구름이 낀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꽤 늦게 나가서, 아마도 점심을 먹고 갔겠지? 그런데, 매우 균일한 두께로 구름이 덮힌듯 보였고, 태양이 구름 뒤에서 빛나고 있었는데, 마치 하늘에 커다란 백열전등을 켜 놓은듯한 느낌이었다. 매우 특이한 분위기. 그래서 기억 난다.


   음..., 따스한 봄햇살도 좋지만 난 그래도 여전히 찬바람, 찬공기를 맞으며 느즈막히 돌아 오는 길이 조금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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