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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세상바라보기

독도는 누구땅?

by adnoctum 2011. 8. 9.


   외교관계의 기본은 적도 친구도 만들지 않고 언제나 외줄타기, 상황에 따라 적절한 곳에서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여서 저놈이 적인지 친구인지 알 수 없게 만드는 것. 이건 랩에 짱박혀 밤에만 나와 없는듯 지내다 들어가는 나같은 사람도 아는데, 도대체 이놈의 나라는 그것을 제대로 안 한단 말이지. 그러니까, 심지어 교과서에도 국가 사이에 영원한 우방은 없다고 적혀 있잖아. 그러니까, 외교관계라는 것은 언제나 힘의 흐름에 따라 자신의 적절한 위치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마냥 한 놈만 미워할 수도 없고, 한 놈만 좋아할 수도 없는 것. 하지만 이번 정부는 미국은 옳다쿠나 내친구, 으구... (외교부가 전반적으로 저질인 것은 논외로 하자) 결국은 이러다가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Keep friends close and enemies closer.

이건 심지어 경구로도 있는 거잖아. 이 문구가 의미하는 것은 그러니까 친구랑 적을, 겉에서 봤을 땐 알아 볼 수 없게 대하라는 것이고, 국제관계에 적용해 본다면 어느 한 국가와의 관계를 너무 분명히 하지 말라는 것.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에게 할말은 한다고 하다가 결국 몇 마디 못 한 것은, 뭐,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만, 난 할 말은 한다고 할 때부터 '아서라', 라는 생각을 했었드랬지.

   미국이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해야 한다고 했다는데, 정부에선 아직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말하는데, 이러는 것으로 봐서 조만간 결국 그렇게 될 것 같다, 정부 얘기는 대부분 반대로 들으면 되니까 말이다.

   이러니까 독도 문제는 일본하고 조용히 매듭을 지었어야 하는 것인데,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 기다려 달라" 였었나, 하여튼... 국제적으로 분쟁지역으로 비춰지게 되면 한국이 국가 위상 때문에 일본에 비해 백배 불리한 것은 자명한 사실. 이번에 또라이같은 몇 명의 일본놈이 와서 땡깡 부리다 비빔밥 먹고 양반김 사 간 것만 해도, 누구 말대로, 그냥 출입국 직원이 조용히 돌려 보냈어야 하는데 웬 그리 소란인지.

   한국의 국력,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부시 카트 운전해 주는 등 단순한 행동을 보면서 미국 뿐만이 아니라 어느 나라라도 생각했겠지, '이번 한국 정권의 외교력은 허당이다', 라고. 많은 것이 그렇다. 무엇인가 분명한 것은 힘들다. 왜냐 하면, 세상 자체가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긴가민가 하고, 저 놈이 나쁜 놈인지 아닌지 약간 아리까리 하다. 그래서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속속들이 그를 알 때까지 판단을 보류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일련의 판단을 하기 싫거나 못하는 류의 사람들은 몇 번의 모습만 보고 "나쁜 놈", "괜찮은 놈" 으로 결정짓는다. 우끼는 일이다. 하물며 사람 사이에서의 관계에서도 그러한데 국제관계에서야 더 말해 무엇하랴. 그런데 이번 정권은, 좋으면 방긋 웃고 싫으면 통곡하는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처럼 미국은 내친구, 너무 분명하게 태도를 취했다. 이러면 뒤통수 맞는다, 이미 맞은 것처럼 좀 더 맞겠지. 그리고, 국민들 잡는 것. 재미있는 것은, 밖에서 무시당하는 남편이 집에 와서 아내/자식에게 못되게 부리는 것처럼, 외교적으로 무시당하는 나라 정권은 국민들은 잡는다는 것. 뽀글이하고 다를 것이 없지.

   남을 속이지는 말아야 하지만 속을만큼 순진해서도 안 된다고, 쇼펜하우어였나, 하여튼, 기회주의적으로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는 것을 극히 싫어하긴 하지만 권력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도 모르고 떠도는 어리석음 역시 자랑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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