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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고향에서

누가 고양이를 잡아 갔나

by adnoctum 2011. 1. 2.

   슬픈 소식이다. 여섯 마리의 고양이 새끼 중 세 마리나 죽음을 당했다.

이 귀여운 녀석도 이번 사건의 희생자 중 하나이다. 정말 귀여웠는데...





어떤 녀석이지. 아무래도 산짐승이 물어 죽인 것 같단다. 닭도 N 마리가 죽었다. 원래 닭이 몇 마리였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몇 마리가 희생을 당했는지 알 수가 없다. 아마도 여우의 짓일 것 같다는 부모님의 말씀. 족제비나 멧돼지, 여우 중에 있겠지, 범인은. 겨울이 되어 먹을 것이 부족해지자 인가로 내려 와 먹을 것을 찾다 우리 집이 그만 적절해버린 장소가 된 것 같다. 큰 고양이 세마리는 도망을 쳐서 잡히지 않았겠지. 닭도 아마 대부분 암탉이 희생을 당했을 것이다. 수탉들은 들개가 공격을 해도 반항을 하기 상대적으로 이런 사건에서 희생이 적다.

   여우. 내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확신을 잘 안 하기 때문에 과연 여우일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여러 사람의 말이 있기 때문에 아주 아니라고 말하기도 힘들다. 게다가, 내 기억에도 한겨울에 여우의 우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있다. 한겨울 바람이 많이 불 때 산울림이 들리곤 하기 때문에 곧바로 알 수 없긴 했는데, 평소에 듣던 소리와 매우 달라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듣고 있자니 여우 울음 소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우리 동네 산과 들에서 내가 직접 본 것들은, 통통한 몸으로 후다닥 도망가던 너구리, 고개를 들어 앞/뒤 재빠르게 살핀 후 길을 쏜살같이 지나갔던 족제비, 어느 날 집 앞 개울가로 내려 왔다 나랑 눈이 마주치고 후다닥 산으로 도망가던 고라니. 산토끼나 다람쥐는 말할 것도 없고, 두꺼비, 맹꽁이, 집게 벌레, 집 뒤엔 개똥벌레. 어머니는 얼마 전 밭에 가셨다가 산멧돼지를 보신 후 이젠 겁이 나서 혼자 밭에 일가기 힘들다고 하시기도 하고. 이리도 산골동네이니 여우가 있을만도 싶다. 여우가 잡아 먹을 것들도 많고, 살만한 골짜기도 많고. 과연, 고양이 새끼와 닭을 잡아 먹은 것은 여우 였을까. 얼마 전에는 고모네 닭장에서 여우가 닭을 잡아가는 것을 고모네 형이 쫓아버린 적도 있었다고 한다. 여우가 범인인 것이 거의 확실하다.

어느 날, 집게 벌레가 우물에 찾아 왔다. 얼마 후 다시 가보니 날아가버리고 없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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