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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_생각

신념과 종교

by adnoctum 2010. 10. 27.

   신념이란 무엇인가. 합리화를 당하지 않는 행동의 규범 정도 되겠다. 수많은 한국의 사람들이 신념이 없이 행동하고 있으며, 그것은 자주 편의주의적 태도를 유발한다. 돈을 위해 못할 짓은 없다, 라는 생각을 하는 이는 없겠고, 돈을 주더라도 그 짓은 하면 안되지, 라고 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많은 경우 큰 돈이 들어 오면 결국 자신이 비난하던 행동을 하게 되는 것. 그것은 곧 결국 그 상황이 되니 이러저러해서 돈을 선택한 자신을 합리화 한 이후에나 가능한 태도. 많은 이들이 이와 같은 태도를 갖고 있다. 심지어, 아무런 신념, 행동을 규정하는 일정한 범위의 가치관 자체가 없는 이들도 많다. 그것이 한국 사회다. 그저 내 편한 대로, 나에게 유리하면 그것이 곧 합법이요 올바름이고 정의이며, 반대로, 정확히 같은 사항이 나의 이익을 해친다면 불법이요 그름이고 부정이 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한국 사회는 일정한 한 가치관으로 사회가 수렴해 갈 수 없다. 왜냐 하면, 저마다가 갖고 있는 가치관이 시시때때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그나마 종교라는 것이 그러한 신념을 조금은 숨을 쉬게 해준다. 그래서 나는 기본적으로 종교를 갖고 있는 이들에 대하여 다소 긍정적 반응을 한다. 왜냐 하면, 최소한 '신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신념 안에서 살고자 하는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기독교든 천주교든 불교든 라엘리언 무브먼트인지 뭔지이든 상관이 없다. 왜냐 하면, 맥락이 조금 어색할지라도, modus vivendi.

   그러나, 신념은 언제나 자기부정적으로 이루어져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고정된 신념만을 추구한다. 신념은 언제나, 보다 나은 신념에 의하여 대체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언제나 신념은 부정당한다. 하지만 신념이 없이 살 수는 없기에, 그리고 아직 보다 나은 신념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 신념을 고수하는 형태로 삶은 진행되어 나간다. 이래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어떤 교리 따위를 변하지 않는 절대진리로 받아 들이고, 주변 상황에 아랑곳 하지 않고 그것을 행하려 한다. 어리석은 짓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모든 신념에 대하여 찬성하지만 그것이 자기부정을 거부할 때는 폭력이라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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