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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부전공에 대하여

by adnoctum 2010. 5. 25.

2007-04-20 13:06


등록금은 너무 비싸다. 그래서, 불투명하게 집행되는 등록금에 대한 제도적 투명성 마련을 요구함과 동시에, 학교를 다닐 때에는 학교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얻어 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 중 하나가 부전공이다.

부전공, 이중전공, 복수전공을 통칭해 그냥 부전공이라고 하고 글을 쓴다.

우선 나는 제1전공이 생물학이고, 부전공은 수학이다. 내 친구들의 예를 보면, 생물학/컴퓨터, 생물학/경영학, 생물학/정치경제(얜 뭐냐..., 하겠지만 난 이런 경우도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등이 있고, 수학/컴퓨터를 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좀 있다고 알고 있다. 컴퓨터학과이면서 수학을 부전공하고, 경제학과 대학원을 간 사람도 보았다.


이런 책을 동시에 갖고 다니며 공부했다.



하나의 학문은 때때로 다른 학문과 만남으로써 급격한 발전을 이루곤 한다. 또한 하나의 분야가 다른 분야의 근간이 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수학은 컴퓨터 과학(공학말고)이 된다. 생물학과 화학은 밀접한 관련이 있고, 통계학은 여러 과학 분야에 필수적이다. 따라서 자신이 하는 분야에 대한 근본적 접근을 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그 근간이 되는 학문을 부전공하는 것이다. 간호학과이면서 생명과학을 공부하는 경우가 그 예라 할 수 있다.



또는 전공과 별개로 평소에 자신이 관심있어 하던 것을 좀 더 심도있게 공부하기 위해 부전공을 택할 수도 있다. 생물학과 이면서 정치외교경제를 부전공한 내 친구가 그 예이다. 그 친구는 역사와 세계사에 흥미를 느껴 그 과를 부전공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는 자신의 전공을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 보기 위해 부전공을 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주로 분자적 수준에서 생명체를 이해하려는 생명과학과, 좀 더 상위 수준에서 생명체를 이해하려는 심리학을 모두 공부하는 것이다. 아니면 좀 더 근본적 수준을 알고 싶어하여, 생명과학과 화학을 공부하는 것도 있다(이미 외국에서는 생물학과 이름에 화학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나같은 경우, 수학을 원래 좋아했고, 컴퓨터 쪽 분야 중에서도 알고리즘을 좋아해서 결국 수학을 부전공한 경우이지만, 근본 목적은 생물학을 공부하는데 있어 컴퓨터와 수학을 모두 사용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리고 보다 근본적인 것을 공부하고 싶었기 때문에 수학을 부전공 하였다(많은 동기들이 내가 컴퓨터 학과를 부전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기도 하다.>.<'') 학부 때 화학과/컴퓨터학과/심리학과 수업들을 여러 개 듣고 싶었지만, 한 두 과목밖에 못 들은 것이 아쉽다. 이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것 몇 가지를 선택하여 공부하면서 두 분야를 접목시키려는 것도 좋은 시도라 생각한다.


이래저래 비싼 돈 내가면서 학교를 다닐 바에는, 학교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얻는 것이 현실적으로 조금이나마 덜 손해보는 방법이고, 그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은 바로 부전공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놀 시간 줄어들고(가만 보면 제대로 놀지도 않더만. 맨날 똑같은 일상들...), 특히 공대의 경우 끊이지 않는 시험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충분히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뭐, 해석학과 생화학 시험이 겹치는 것같은, 두 과의 핵심 과목 시험이 겹치면 어느 하나를 포기하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날수도 있지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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