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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_생각

어지러운 세상

by adnoctum 2010. 9. 24.
   어지러운 세상이다. 무거움만으로 가득한 세상만큼 지루하고 따분한 세상도 없겠지만, 지금처럼 가벼움이 넘쳐나는 세상 또한 무의미함의 충만함으로부터 느껴지는 허무함, 아무것도 아닌 것들로 가득한 세상 역시 좋은 것은 아닌 듯 싶다. 물론 그 '아무 것도 아닌 것'들로 꽉 찬 세상은 어제나 오늘이나 여전히 시끌시끌하다.





세상을 뒤덮고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면, 반할 이상은 나하고는 상관이 없는 듯 싶다. 그냥 봐서는 상관 없어 보이는 것들은 오히려 더 깊이 관련이 있고, 당장 재미난 이야깃 거리가 되는 것들은 오히려 상관이 없다. 정치에 무관심한, 지극히 정치적인 태도가 전자에 해당할테고, 오늘 어느 쇼프로에 나왔던 연예인 누구의 무슨 얘기가 후자에 해당하겠지. 대체로 '관심'이란 그것이 내 현 생활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때에서야 비로소 의미가 있다고 한다면, 지금 세상을 가득 채운 관심 거리들 중 태반은 사라져야 마땅함이다. 하지만, 사람이 모두 이런 생각을 할 필요는 없는 바, 그보다는 많은 얘기들이 살아 남을 수 있다 하더라도, 지금의 이야기들은 과잉생산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대체로 현대 사회의 미디어란 관심 그 자체가 목적이 된 바, 실제적으로는 별 의미없는 관심들이 '관심'이라는 궁극적 목적 때문에 생겨났을 뿐이니까. 결국,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많은 것들은 그 무게감으로 인해 서서히 잊혀져 가고, 결국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여염집 아낙과 시골 저잣 거리의 마당쇠가 길가에 앉아서 주고 받는 얘기에 불과할 것들인 것이다. 한마디로, 경박하다.

   경박하기는 한데 유쾌하지는 않다. 현실에서 멀기 때문이다. 현실과,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진실성도 없다. 김구라가 이야기하는 신정환 얘기와, 동동중학교 2학년 7반 12번 김OO가 이야기하는 신정환 얘기는 진실함의 깊이가 다르다.

   음... 어쨌든. 블로그의 이원화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미디어 몹쪽의 내용을 추릴 것만 추려서 이 곳으로 옮긴 후 그쪽은 없애버린 후, 이 곳에 모두 쓸 작정이다. 소통의 문제. 그것이 약간 문제가 되지만 어차피 그 쪽에서도 간간히 하기 때문에, 그리고 이제 그런 소통에 그리 크게 신경쓰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냥 이 곳으로 모두 옮기기로 했다. 오랜 기간을 인터넷 상에서 생활해 오면서 알게 된 것은, 그 자체의 한계와는 별도로, 나의 방식은 이런 곳에서 내가 원하는 형태로는 결코 진행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어느 정도 깊이를 갖고, 체계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넷을 벗어날 수밖에 없다. 만약 그렇다면 어차피 소통이 이런 곳의 몇 글자들로 이루어질 수는 없는 바, 약간의 되돌아 오지 않는 메아리가 될지라도 이 곳에 모든 글을 올리는 방식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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