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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_생각

돈에 얽메이게 되는 원인

by adnoctum 2010. 8. 9.
2008-05-06 22:28

돈 없이는 할 수 있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핵심은 '모른다'는 것이다. 돈이 없으면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이 아니다.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무엇을 하든지 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며, 따라서 돈만을 추구하게 된다. 천박해진다. 결국에는 염치도 없어지고, 속물이 된다. 욕망의 충족을 위해 돈을 사용하는 경험만 해 보았을 경우, 돈은 생에 꼭 필요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내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는 그 무엇을 하든 어쨌든 돈이 필요한 것처럼 느껴진다. 하다 못해 좋은 옷과 좋은 차, 좋은 집과 같은 것을 '소유'함으로써 받게 되는 남들의 부러움을 느끼는 나의 감정 역시, 부러움을 위해 돈을 쓰는 것에 불과하다. 돈을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켜 본 경험이 적으면 적을수록 오로지 돈만 지불함으로써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욕망에 이끌리게 된다. 나는 여기서 '돈'을 지불하는 모든 행위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행위가 돈을 지불하도록 되어 있는 삶의 행태를 지적하는 것이다주1). 그것은 고상함의 문제라기보다는 상상력과 창의력의 문제이다. 친구들을 만나 돈이 없을 때 무엇을 해야할지 잘 모른다는 것은, 돈으로 손쉽게 살 수 있는 기쁨만을 좇아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아지를 쫓아 다니며 뛰노는 아이에게는 2시간의 여가를 보내기 위해 돈이 필요 없지만, 오락게임만을 한 아이에게는 싸이버 캐쉬나 오락칩이 필요하다. 정전이 되었을 때, 당신은 무엇을 하는가?

 

단지 소비에 불과하다. 수동적인 것에 불과하다. 그와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소비의 공유에 불과하며, '경험'을 공유한 것은 아니다. 생산적이지도 않다. 왜냐 하면, 만들어진 것을 교환한 것에 불과하니까. 천편일률적인 취미는 창의력의 부재를 나타낸다. 땡땡이 치는 아이들의 상상력 부재는 그들을 오락실과 만화방, 게임방, 당구장으로 끌어 들일 뿐이다.

 

나는, 우리의 삶에 있어 돈으로 교환되는 욕망의 충족을 줄이고자 노력해야 돈으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좀 더 능동적으로 살 수 있으며, 또한 창의적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능동적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은, 생활이 더 즐거워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창조적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은 내가 스스로 생활의 즐거움을 만들어 나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이 만들어 놓은 즐거움을 돈 주고 사는 것보다, 내가 나를 위한 즐거움을 만들어가는 것이 좀 더 즐겁지 않겠는가.





주1) 당신이 하고 싶은 지적은 어쩌면 이 문장에서 이미 고려되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생각보다 똑똑하지는 않겠지만, 생각처럼 멍청하지도 않을 것이다.



ps. 난 왜 내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도무지 이런 생각을 하도록 할만한 그 어떤 환경도 아닌데 왜 뜬금없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바로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염증성 물질(TGFbeta)를 주었을 때 죽어야 할 세포가 죽지 않아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 미몹 백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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