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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여행/뉴욕(2007)-학회

셋째 날 CSHL

by adnoctum 2010. 7. 19.


2007년 3월 6일 화요일 - 셋째 날 Cold Spring Harbor Laboratory


2007년 03월 06일 화요일(한국 시간: 2007년 03월 07일 수요일)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이곳 시간으로 3월 8일 목요일 오전 11시 25분이다. 현재 session은 내가 별로 관심이 없는 칼슘 쪽이기 때문에 안 듣기로 하였다. 대신, 미약한 내 기억력을 고려하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화요일의 일을 기록하기로 했다.

 

  오늘은 Cold Spring Harbor Laboratory로 가는 날이다. 호텔의 check-out 시간은 오후 1시였기 때문에 시간이 충분할 것이란 생각에 모두 아침 늦게까지 늦잠을 잤다. 알람은 8시에 맞추어 놓았으나 왠일인지 눈이 7시 30분 정도에 저절로 띄여졌고, 더이상 잠이 들지 않아 그냥 뒤처거리고 있다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났다. 두 사람은 별로 일어나고 싶은 기색이 안 보인다. 시원한 물을 먹을 생각에 어제 저녁에 창문과 커튼 사이에 놓아 두었던 물을 꺼내 집었는데, 얼어있었다. 우리는 무슨놈의 호텔이 이지경이냐고 불만을 했다.

 

  내가 씻고, B가 씻으러 들어갔다. 어제 A 누나가 carrier를 샀기 때문에, 공항에서 손잡이가 부서진 A 누나의 carrier를 내가 쓰기로 하였다. 짐을 갖고 다니는 것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배낭 하나만 갖고 왔는데, 어제 옷을 좀 사서, 그리고 노트북을 수하물로 부치지 않기 위해서 carrier가 있는 것이 좋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도착 첫 날 A 누나가 호텔 전화로 내 휴대폰으로 대략 30초 정도 통화한 것이 15$ 30cent 정도 나왔는데, 우리는 잔돈을 모두 써 버리기로 하고 전화비를 잔돈으로 내기로 했다. 나는 1$ 동전부터 해서 모든 종류의 동전 한 개씩을 기념으로 갖기 위해 분류해 놓은 후, 나머지를 A 누나에게 주었다. B가 다 씻고, A 누나가 씻으러 들어간 사이, B와 나는 오늘 일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상의했다. 맨하탄에서 어딘가를 더 들렸다 가려면 check-out 시간 때문에 짐을 들고 다녀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날씨가 너무 춥다는 얘기를 했다. 특히 나는 포스터를 들고 다녀야 하는데, 길이가 1미터 20cm 정도 되는 이 포스터 통을 계속 들고다니는 것은 참 고역이 아닐 수 없다.

 

  A 누나가 다 씻고 나왔을때까지도 우리는 결정을 못 내리고 있었다. 우선 호텔 로비에서 B와 내가 A 누나를 기다리기로 하였다. 그런데 내가 골라 놓은 동전이 안 보였다. B에게 물어 보았더니, B가 바지를 놓은 자리에 동전이 있어가지고 자기 주머니에서 떨어진 것인줄 알고 침대 여기저기와 바닥까지 살펴보고, 동전은 자기가 가졌다고 한다. 내가 동전을 놓은 위치가 정확히 B의 바지 주머니 위치였기 때문에, 속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우리는 이것으로 또 몇 번 웃을 수 있었다.

B와 호텔 로비에서 A를 기다리다. 초상권 차원에서 얼굴은 백의 장막 뒤로.




로비에서 A 누나를 기다리는 동안, B와 나는 어떻게 하면 포스터를 쉽게 들고갈 수 있을 것인가를 궁리했다. 가방 손잡이에 포스터 통을 묶는 방법이 좋아 보였다. 나는 다른 방법을 찾다, 가방 옆 음료수 통을 넣는 곳에 포스터 통을 넣어 보았더니, 겨우 들어간다. 가방에는 끊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고정은 잘 되었다. 그러나 B가 왜 안테나를 들고 다니냐고 놀린다. 저 쪽 거울 앞에 가서 보니, 다른 사람이 보기에 너무 불안정해 보였다. 일단은 처음 방법을 사용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영 내키지 않아, 쇼파에 앉아 다시 이런저런 궁리를 하다, carrier 위쪽에 가방을 붙들어 메고, 포스터 통을 어깨에 메기로 하였다. 이 방법이 제일 좋아 보인다. 이내 A 누나가 나왔고 check-out을 하고 호텔을 나갔다.

 

  막상 호텔 밖으로 나가니, 바람이 생각보다 더 세게 불고 있었다. carrier가 바람에 날라갈 것만 같았다. 우리는 우선 모퉁이에 서서 어디로 갈 것인가를 결정했다. 아침은 먹어야 하니 우선 피자집으로 가기로 했다. 그 곳에서 오늘의 일정을 의논하기로 하였다. 피자집도 멀리 있는 것을 찾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아래로 내려가면서 제일 먼저 나오는 피자집 앞에서 조금 서성이다, 안으로 들어 갔다.

 

  피자집 안에는 대략 30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었다. 우리는 주문대 앞에서 대략 지름이 45cm 정도 되는 피자를 시켰다. 맛있어 보이는 두 종류의 피자를 반반으로 시켰다. 주문을 끝내기가 무섭게 주문을 받은 주방장이 허리춤 밑 정도 되는 높이에서 피자 반죽을 꺼내 들고 안으로 들어 간다. 음료는 따로 시키는 것 같아 내가 가서 콜라를 달라고 하니, 냉장고에서 캔 콜라를 준다. 옆에 있는 사람은 종이컵에 콜라를 받아들기에, 뭐가 다르냐고 묻자 캔콜라가 25cent 더 싸다고 한다.

 

  피자는, 다소 짜긴 했는데 맛은 있었다. 하지만 너무 얇았다. A 누나는 식성이 맞지 않아 피자를 많이 못 먹고 있었다. 컨디션이 안 좋다고 한다. 내가 3조각, B가 4, 5 조각 정도를 먹었지만 여전히 한 조각이 남았다. front에 가서 싸아 달라고 하니, 가져 오라고 한다.

 

  우리는, 오늘같은 날씨에 짐을 들고 돌아다니는 것은 별로이니 그냥 conference가 있는 곳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서점과 century 21을 가고 싶었지만, 추운 날씨와 짐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문제는 또 있었는데, Syosset 역에서 Cold spring harbor laboratory까지 가는 shuttle 버스 시간을 맞추어야 했다. pen station에서 syosset까지 가는 열차 시간이 관건이었다. 우선 pen station으로 가서 시간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보기로 하고 pen station으로 출발을 하였다.

 

  피자집 바로 위에 있는 역으로 갔는데, 왠걸, 전철을 반대방향으로 탔다. 한 정거장만 가면 되는 것이었는데 하필 반대 방향이람... 무거운 짐을 들고 어떻게 할까 막막하게 서 있다, 급한 김에 지나가는 할아버지 한 분을 붙잡고, pen station으로 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자, 반대 방향에서 열차를 타야 한다고 한다. 그럼 어떻게 저 쪽으로 건너 가느냐고 묻자, 저 쪽으로 나간 후 다시 돈을 내고 저 쪽으로 가거나, 한 정거장 더 가면 그냥 저 쪽 방향 것을 탈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어차피 한 정거장이니 다음 역까지 가기로 한다. 다행히 다음 역에 내리자 반대 방향으로 바로 갈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노선이 두 개가 있어서, 그럼 둘 중 어느 것을 타야 할 것인지가 또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또 저 쪽에 서 있는 할아버지에게 물어 보았더니, 하나는 급행이고 하나는 천천히 가는 거라고 한다(express/local). 우리는 local을 타고, pen station까지 갈 수 있었다.

 

  pen station에서 내렸는데, 이번에는 또 Long Island Rail Road를 타기 위한 pen station(우리 나라의 전철 서울역과 기차 서울역의 차이처럼)으로 가야 했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어, 역 직원에게 묻자, 위로 올라가 길을 건너 한 블럭을 내려 가라고 한다. 그대로 하자 pen station이 나왔다. 이제는 LIRR을 타고 Syosset까지 가야 했다. 그런데 LIRR을 어디에서 타야 하는가? 또 옆에서 정답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경찰 두 명에게 묻자 저 쪽으로 가다 오른쪽으로 꺾어 계속 가라고 한다. 그대로 따라가니, Syosset 열차 시간표가 나온다. one-way 3장을 끊고 시간표를 보니, Syosset 역에서 10분의 시간 여유가 있다.

 

  기차가 올 pla

2008년에 추가.

  기차가 올 platform에서 조금 기다리고 있자 기차가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와 B는 서서 가고, A는 자리에 앉아서 갔던 듯. Syosset에서 내려 carrier를 들고 거리로 내려 오자, 왠 할아버지가 Cold spring harbor에 가는 거냐고 크게 묻는다. 우리는 그렇다고 했고, 할아버지는 곧장 우리를 차에 태워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었다. Cold spring harbor에 내려서 reception desk가 있는 곳에서 우리의 명찰과 학회 등록 영수증, 숙소 등을 배정받고 각자의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깨끗했고, 무선 인터넷도 잘 되었고, 따뜻했고, 하여튼 맨하튼에서 묶었던 호텔보다 훨씬 좋았다. 그 이후의 일은 잘 기억이...


나와 B가 같은 방을 썼다. 녀석은 학회 내용을 훑어 본다는 concept으로 자세를 잡았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