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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노을과풍경

해 넘어간 저 곳

by adnoctum 2008. 7. 10.
  어제도 저녁이 조금 늦었다. 부랴부랴 실험 끝내고 막 저녁을 먹으려 하니 벌써 어느 덧 7시를 향해 간다. 오랜만에 고깃집에 갔다. 자주 가는 곳이었는데, 요 근래에는 좀체 나가지 않고 학교 안에서 식사를 해결했기 때문에. 신나게 고기를 먹고 밥도 한 공기 먹으니, 벌써부터 배가 불러 온다. 좀체 포만감을 싫어하는 나이지만, 딱 이 정도 포만감은 그래도 봐줄만 하다. 계산을 끝내고 아이스크림을 하나 집어 들고 밖을 나서니 어느 덧 땅거미가 깔리기 시작했다.

  잠깐 주차장에 아무렇게나 서고, 앉아 담배를 피우며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다, 마지막 담뱃불을 저 멀리 튕겨 버리고 차를 타고 학교로 돌아 오기 위해 도로로 나섰다.


  저녁이 되면 능선이 더욱 뚜렷해 진다. 특히나 해가 진 서쪽 하늘의 능선은 아주 명확한 경계가 되어 나타난다. 신기하게도 서쪽 하늘의, 능선과 맞닿은 하늘은 주위보다 좀 더 엷은 하늘색을 띄고 있다. 참으로 신기하다. 몇 가지 풍경은 어릴 적 추억과 연결되어 있는데, 바로 저러한 풍경은 더운 여름 날, 방학이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즐거웠던 초등학교 시절, 아침에 일어나 본격적으로 놀기 시작했던 어느 때, 우연히 본 저 먼 하늘과 닮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저녁 하늘, 특히나 저렇게 뚜렷한 능선과 대조되는 엷은색의 저녁 하늘을 보면 언제나 기분이 좋아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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