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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_생각

구식에 대한 향수

by adnoctum 2013. 2. 9.




   손글씨 얘기가 나와서 요 며칠동안 계속 멤도는 것을 적어 본다. 난 아무래도 구식을 좋아한다는 느낌이 계속 든다. 그러니까, 본성의 일부에 구식을 좋아하는 것이 있고, 나머지 어느 곳에 최신을 좋아하는 것이 약간은 있어서 그 둘이 경합을 벌이는데 자주 최신의 것을 택하게 되지만 그래도 구식을 좋아하는 면도 결코 없어지지 않는. 편리하기에 그래도 최신의 것들을 택하지만 구식에 대한 향수가 결코 없어지지 않는. 지금도 연필을 쓰기 때문에 한두 주에 한 번씩 연필을 깎는다, ㅋ. 


   손글씨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아무래도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10 여년 동안 쓰던 일기를 한 5년 정도 안 쓴 것 같다. 언젠가 손으로 쓰는 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일기를 가장 주요한 예로 들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손글씨 하니 곧이어 일기가 연상되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난 항상 무엇인가를, 특히 컴퓨터 작업해 놓은 것을 잃는 것을 우려하고 있어서 중복해 놓곤 하는데, 손으로 쓰는 것들은 그럴 수 없다. 그래서, 아마도 그래서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일런지도 모르겠다. 




예전엔 손으로 쓴 글을 다시 컴퓨터에 입력해 놓는 식이다가 요즘엔 스마트 폰이 워낙 좋아서 대부분 그 곳에 적게 되는데, 그것은 아무래도 불편하다. 컴퓨터로 입력을 해 놓아야 검색이 되기 때문에 정보로서의 가치가 있고, 그래서 손으로 쓴 것을 카메라로 찍어서 입력해 놓으면 정보로서의 가치를 못 갖게 되니, 나는 손으로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 저장하는 동시에 컴퓨터로 입력도 해야겠다. 이것이 그나마 지금까지 생각한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어딘가를 갈 때마다 이 철덩어리를 들고 다니는 게 영 만만찮은 일이기도 하거니와 펜과 수첩처럼 민첩하게 사용하기도 힘들다. 오래 전 몰스킨에 글을 쓰며 여행하던 때와 비교한다 해도 컴퓨터와 스마트폰 보다는 펜과 수첩이다. 더구나 요새 검색과 논문 싸이트, 그리고 이 곳을 제외하고는 인터넷을 거의 안 하고 스마트폰도 직접적 필요에 의한 것을 제외한 그 무엇도 안 하다 보니 이러한 최신의 것들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낮아진 느낌이다. 그러니까, 이 때의 의존도란 필수불가결한 것을 제외한 것에 대해서. 난 여전히 하루에도 몇 백 줄씩 코딩할 때가 많으니까...





   어제 너무 졸려서 위까지만 쓰고 자고 일어났더니 유입 검색어에 몰스킨이 떠버리는군, 하여튼 네이버 검색 엔진은 정말이지 성능이 영 시원찮다. 어쨌든, 검색 엔진에 의해 유입된 사람들이 원하던 정보를 찾기를 희망하는 입장에서, 위 내용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계속 써보자면. 




몰스킨여행 다니는 동안 가지고 다녔던 몰스킨. 포켓 사이즈라 코트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좋았다. 고무띠 역시 수첩을 꽉 잡아 줘서 매우 편리했다.





몰스킨 내부종이의 두께가 어느 정도 되어서 뒤쪽에 글이 별로 비치지 않아 좋았다.





여행을 다니는 동안 갖고 다녔던 몰스킨의 내지는 두께가 어느 정도 되어서 뒷면의 내용이 비치지 않았다. 난 볼펜이나 펜으로 쓸 경우 뒷면 내용이 비치는 것 때문에 한 면만 쓰는 경향이 있는데, 몰스킨은 그러지 않아서 볼펜으로 씀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양면에 다 쓸 수 있어 좋았다. 크기도 한 손에 들어갈만큼 작았기 때문에 코트에 넣고 다니면서 글을 쓰고 싶을 때마다 꺼내 쓰기 좋았다. 위는 일본 여행 중의 내용이고, 예전 MT 때 갔다 적은 약간의 글을 보면 






ㅋㅋㅋ 저렇게 두꺼운 펜으로 써도 뒷면에 별로 비치지 않아 좋다, ㅋ. 그건 그렇고, 저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내용은 이렇다. 


2011-1-20? (MT 둘째날 아침 9시 50분경)

   별로 요란하지 않던 MT가 지나갔다. 이제 

평균연령이 부쩍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MT

는, 막상 오기엔 귀찮지만 일단 오고나면 충분히

즐기기엔 괜찮다. 


물론 위 여행기는 좀 더 알아 볼만 하지만 여전히 악필이다, ㅋ. 그래도 손으로 쓰는 게 더 좋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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