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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148

어떤 감정 나는 항상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오늘에서야 조금은 알 수 있을 듯 하다. 그것은, 미래에 대한 설레임이었다. 설레임. 신기하게도 그러한 감정에 대해 '설레임'이라는 단어가 존재한다. 시골 집에 와서 잠을 자기 위해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워 있으면 언제나 떠오르는 감정. 한 번 밖에 살 수 없다는 자각과 함께 떠오르곤 하던 감정. 딱히 미래에 대한 희망을 되뇌여 보거나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떠오르는 알 수 없는 감정. 왠지 모를 설레임. 자주, 연구하던 내용을 생각하다 결국은 공상 속을 헤매이다 잠이 들곤 했었는데, 공상은 자주 미래 속을 헤집고 다녔던듯 하다. 그래서 그런 것이었다니... 조금은, 조금은 좀 더 열심히 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2010. 11. 14.
가을의 어느 날 엊그제 거실에 누워 잠을 자려 했을 때, 또 그 느낌. 갑작스럽게 찾아 왔지만 낯설지 않은 그 느낌. 인생은 한 번 밖에 살 수 없다는 느낌. 그 느낌은 언제나 나를 가슴 벅차게 한다. 단지 이렇게 머릿 속으로 이러한 내용을 생각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가 왠지 모르게 온 몸을 감싸돌아 모든 곳에서 동시에 몸을 채우는 느낌. 그리고, 생각은 기억과 상상이 혼합된 공간을 거닐게 된다. 전혜린이 독일에 처음 발을 딪던 날 맞았던 그 날씨에, 어느 소설에선가 읽은 것 같지만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 그 어느 때와, 어렸을 때 한 번은 있었던 것 같은 풍경, 그 풍경, 인적 드문 어느 골목길에 저 멀리 누군가가 깃을 세우고 고개를 숙이고 큰 걸음으로 서둘러 추위를 피해 어딘가로 가고 있고, 그리고, 난 다소 .. 2010. 11. 8.
가을저녁하늘 무엇을 하는지조차 잘 알지도 못한 채 흘려 보낸 시간들이 아쉬움으로 남을 때가 종종 있다. 요즘 살짝 게을렀던 것도 있고 해서, 그래서, 어제는 비록 일요일이었지만 자리에 앉아 그래도 뭔가를 많이 하다 보니 어느 덧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었다. 해가 많이 짧아지기도 했거니와, 약간의 집중이 흐뜨려 놓은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감각에 의하여, 어느 덧 벌써 어두워진 밖을 보고 조금은 놀랐었는데, 더욱 놀라웠던 것은, 아직 해가 완전히 지지 않아 사물들의 윤곽선이 조금은 살아 있는 때, 대기를 덮고 있는 약간의 답답함을 갖는 연무 저 뒤에 아직 남아 있는 해, 그리고 거기에서부터 만들어져 나온 저녁 노을. 어둠과, 검은 능선과 윤곽들, 연무, 검푸른 하늘 경계면, 건물과 가로등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응축된 불빛.. 2010. 10. 26.
서늘한 바람 2009-08-27 21:48 얼마 전부터, 부쩍 가을이 다가왔음을 알리는 자연의 신호, 서늘해진 바람. 오늘은, 비가 온 후 좀 무더운 바람이 온통 세상을 덮어버리긴 했는데, 어제까지만 해도 꽤 서늘했다. 요 며칠간 몸이 많이 안 좋아서, 일찍 들어와서, 글이나 쓰고 침대에서 뒹굴거리다 룸메이트가 오면 이런저런 얘기꽃을 피우다, 잠깐 밖에 나가 담배 하나 물고, 운치 가득한, 밤하늘과 구름, 별들하며 달을 보고 있노라면, 이제는 많이 서늘해진 바람이,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려 준다. 그리고... 뚜렷하지 않은, 가을에 관련된 몇 가지 '느낌'들이 떠오르면서 살짝 마음이 들뜨기도 한다. 벌써 목요일이다. 나의 친구 두통. 그리고, 왜 그런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이 피로감이 나를 1mm 로 짖누르고 있.. 2010. 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