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그 넘어로
그 어느 두 개체도 완전한 합일을 이루어 하나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또한, 그 누구라 하더라도 그를 온전히 알 수 있는 이는 단 한 명도 없다는 것 역시 자명하다. 나는, 그리고 모든 인간은 그 어느 누구도 결코 깰 수 없는 어떤 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에반게리온에서는 이것을 AT 필드라고 하였다. 나는, 이것이 우리가 느끼는 '고독' 혹은 '외로움'의 요인 중 가장 커다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무엇일까? 두 개의 달걀을 결코 하나로 만들 수는 없지만, 그 두 개를 하나의 '바구니'에 담을 수는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결코 하나가 될 수 없겠지만, '우리'라 일컬어지는 바구니 안에서는 하나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두 개체를 하나의 바구니 안에 담기..
2009. 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