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지나간 자리
눈부신 태양이 노을만을 드리운 채 사라져 가면 그리움만이 노을과 함께 하늘을 물들인다. 희미해지는 노을. 그러나, 노을은 어둠 속에서 별빛이 되어 홀로 빛난다. 경험은 때때로 짙은 그리움만으로 남을 때가 있다. 어린 시절의 추억도, 가슴 속에 묻은 젊은 날의 사랑도, 이제는 박제되어버린 열정의 과거도, 많은 것들이 그러하다. 한 때, 영원할 것만 같던, 확실하고 확고하던, 그러한 것들. 하지만 시간에 닳아 헤지고 나면 몇 번의 지독한 몸부림 끝에 서서히 익숙해져 간다. 마치, 능선을 막 넘어가려는 태양이 진한 노을을 남기는 것처럼. 찬란했던 과거는 결국 그리움만으로 남아 우리와 함께 남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것도 조금씩 엷어 지고, 어느 순간엔가부터는 잊고 지내기 십상이다. 하지만, 뒤..
2011.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