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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각기동대 2009-05-19 23:31 만약 말초기관으로부터 느낄 수 있는 자극을 정확히 모사하여 뇌로 전해주는 장치가 개발된다면, 인간은 과연 '신체'를 필요로 하는가? 다시 말해, 결국 '감각'이란 최말단의 감각기관으로부터 발생한 물리적 자극이 뉴런을 통해 전기신호로 바뀐 후 그것이 뇌까지 전달된 것. 만약 그 신호가 충분히 강하다면 인간은 '느꼈다'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고, 그렇지 않다면 그냥 무시한다, 다시 말해, 발생한 모든 물리적 자극이 인간에 의해 처리되지는 않는다. 또한, 물리적 자극의 적당한 처리를 위해서는 언제나 '의지'라 일컬어지는 그 무엇의 작용이 필요하게 된다. 어느 곳을 응시할 때, 수많은 자극이 눈으로 전해지지만 오직 응시하는 곳만을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것처럼. inatte.. 2010. 8. 8.
당신은 고유한가? 2009-08-11 21:53 나는 오랜동안, 우월함이나 열등함에 대한 가정 없이 주장을 했을 때 그 주장이 우월함 또는 열등함에 대한 이야기를 내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에 당황했었다. 그 원인을 나도 딱히 몰라서 언젠가부터는 그런 이야기를 아예 하지 않았는데, 오늘에서야 왜 그러한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게 되었다. 나와, 내 이야기를 듣는 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나는 어떠한 차이에 대해 그것을 "다양성"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우월함/열등함"에 대한 판단이 필요치 않은 반면, 내 이야기를 듣는 이에게 그 주장은 "다양성"이 배제된 채 다가가기 때문에 열등함 -- 우월함 이라는 수직선 상에 놓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양성이 배제되었다는 것은 곳 '고유함'의 상실을 의미한다는 것으로까지.. 2010. 8. 8.
서늘한 바람 2009-08-27 21:48 얼마 전부터, 부쩍 가을이 다가왔음을 알리는 자연의 신호, 서늘해진 바람. 오늘은, 비가 온 후 좀 무더운 바람이 온통 세상을 덮어버리긴 했는데, 어제까지만 해도 꽤 서늘했다. 요 며칠간 몸이 많이 안 좋아서, 일찍 들어와서, 글이나 쓰고 침대에서 뒹굴거리다 룸메이트가 오면 이런저런 얘기꽃을 피우다, 잠깐 밖에 나가 담배 하나 물고, 운치 가득한, 밤하늘과 구름, 별들하며 달을 보고 있노라면, 이제는 많이 서늘해진 바람이,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려 준다. 그리고... 뚜렷하지 않은, 가을에 관련된 몇 가지 '느낌'들이 떠오르면서 살짝 마음이 들뜨기도 한다. 벌써 목요일이다. 나의 친구 두통. 그리고, 왜 그런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이 피로감이 나를 1mm 로 짖누르고 있.. 2010. 8. 8.
생각이 갇힌다는 것 2009-09-01 22:56 나는, 항상, 내 생각이 어떠한 일정한 한계 내에서 돌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느낀다. 다음은 내 바탕화면이다. 자리는 이것보단 조금 지저분한데, 그래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있다. 간결함. 단순함. 명료함. 디자인도 주로 그러한 것을 선호한다. 그런데, 이런 나의 성향은 결국 minimalism 에 속한다는 것을 얼마 전에 알게 되었다. minimalism이 추구하는, 본질 또는 핵심 그 자체만을 건드리고 부수적인 것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관점. 정확히 내 관점과 일치한다. 내 성향이 minimalism에 속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 이것은, 나의 행동 패턴/성향은 이미 범주화된 어떤 것에 포함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나는 그 범주화를 해 놓은 사람들이 만들어 .. 2010. 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