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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

일상사?

by adnoctum 2013. 2. 9.




   종종 듣는 얘기 중 하나는 내가 너무 연구만 한다는 것이다. 난 연구 이외의 것은 거의 하는 것이 없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는데, 막상 따지고 보면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들긴 한다. 그런데, 그럼 뭘 하나, 생각해 보면 딱히 없으니,  정말로 무미 건조하게 생활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꼭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얼마 전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엊그제 갔을 때는 누가 아주 느린 속도로 뭔가를 치고 있던데, 내가 그 전날 쳤던 부분이다, ㅋ.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매우 배우고 싶어 했고, 피아노나 음악에 관한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그런데 막상 시간은 내기 쉽지 않아서 미뤄 두던 일이었는데, 얼마 전 랩의 다른 학생이 바이올린을 배울 겸 음악학원을 다닌다 하기에 기회다 싶어 나도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생각해 보니 피아노를 배우고 싶은 것보다 피아노를 잘 치고 싶은 것이 먼저 였으니까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잘 치고 싶었다, 라고 말을 해야겠구나. 얼마 전에는 꽤 잘 치는 사람이 치는 소리를 들었는데 나도 빨리 저렇게 잘 치고 싶더라. 많이 연습해야지, ㅋ. 


   금요일날 실험실 청소를 하기 시작하면서 그래도 금요일이 휴일같지는 않았는데 오늘은 날이 날인지라 연구실에서 컴퓨터를 켜지 않았을 정도로 학교에 transient 하게 있었다. 어제 카드 키 놓고 가는 바람에 기숙사까지 갔다가 다시 학교 왔다 가니 3시 반 정도였나... 빨래를 하고야 말아야 했기에 그 때 빨래를 시작하고 결국 잠은 5시 정도에 잤다. 그래서 일어나서 학교 가자마자 점심을 먹고, 얼마 전 생겼다는 twosome place 에 처음으로 가서 약간의 게으름을 피우고 적당히 시간 때우다 3시 조금 넘어서 출발했다. 고속도로를 타자마자 버스전용차로가 시행되는 날의 전용차로시작구간으로 들어가게 되어 결국 남겨진 그 한 차로 옆에서 군침만 다시며 오는데 하필 천안 근처에서 사고가 났었는지 꽤나 막히더군. 여기서 신기했던 점은, 막혔던 원인이 되는 지점으로 보이는 곳을 지날 때 차가 깨끗하게 치워져 있던데, 내가 속도를 낼 수 있게 된 시점이 그 근방이었는데, 그렇다면 그것은 우연히 겹친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즉, 내가 그 시점을 지날 때 내 뒤 한 1km 뒤에 있던 차는 한 500m 전진 후 속도를 낼 수 있었다고 가정하면 그 차는 속도를 내기 시작한 후 500m 후에 사고 지점을 지나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속도를 내기 시작하는 시점에 사고 지점을 본 것은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뭐, 그냥 스쳐 지나가는데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었다. 


   햇살은 꽤나 따뜻했지만 기온은 정말 추웠던 하루. 바람 들지 않는 창가에 앉아 햇살을 맞으면 마냥 따뜻하기만 한데 문이 열릴 때마다 들어 오는 그 한기는 겨울이라고 똑똑히 얘기를 해주고. 


   그러고 보면 그리 일상적이지는 않았던 하루였던 것 같다, ㅋ. 요즘 손으로 글을 쓸 일이 좀 있기에 쓰다 보니, 너무 글씨를 못 쓴다. 필기인식의 궁극은 내 글씨를 인식하는 것이라는 말은 괜한 말이 아니다. 문맥까지 끌고 들어 갈 때만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악필. 그런데 난 다 알아 보고... 신기한 것은 소리도, 우리 귀에 굉장히 다르게 들리는 소리도 물리적 특성은 매우 비슷할 수 있는데, 다시 말하면, 물리적으로 비슷해도 우리에겐 다르게 인식될 수 있는 것. 이것은 곳 뇌가 training 받은 결과일텐데, 그래서 우리 귀에는 ㅈ, ㅉ, ㅊ 이 다르게 들리지만 구분이 어렵다는 외국인이 있는 것이다. 난 내 손글씨가 그런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이다. 뇌가 따로 training 받아야 할 정도로 한글과 다르게 생긴 새로운 문자... >.<"" 그런데, 역시나 손글씨가 맛이다. 마음을 차분히 먹고 가는 펜으로 쓰면 그래도 보통 사람도 읽을 수는 있는 손글씨이니 그렇게 해야 겠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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