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째 잠을 잘 못 자고 있다. 이틀동안 합해서 8시간을 잤으면 당연히 오늘은 지금쯤 골아 떨어져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려고 누우면 도통 잠이 오질 않는군.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 때까지 잠에 관한 많은 전설을 만들어 냈던 내가 불면 때문에 이럴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는데, ㅋ. 아주 많은 전설 중 두 개만 말해 보자면, 초등학교 때는 학교 갔다 집에 오는 도중 너무 졸려서 길옆에서 책가방 베고 잔 적이 있었고, 고등학교 때는 내가 너무 자니까 앞에서 "야, 쟤 아픈 거 아냐? 아까부터 계속 자." 라는 소리가 들렸었지... ㅋㅋ 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자다가 교무실에 끌려 가기를 여러 번, 대학 때도 그 습관을 못 버려서 강의 시간에 꽤나 졸았었는데, 어느 순간, '만약 내가 이 잠조차 내 의지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난 대체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후 대략 2년 정도를 새벽 첫 차를 타고 수원에서 서울까지 통학을 했었다. 대학원 와서 생활이 많이 흐트러지긴 했어도 일어나야 할 때는 잘 일어날 수 있기에, 이제 일찍 일어나야만 하는 것, 이 갖는 부담은 매우 적다. 심지어 알람이 없어도 일어날 수 있을 정도이니까. 오히려 문제는 이제 잠이 잘 드는 것이다. 일어나는 것이야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임에 반해 잠드는 것은 의지로 되는 일이 아니기에 더 어렵다.
요새 페이스북, 테트리스, 인터넷 서핑을 죄다 끊고 보니 내가 참 많은 시간들을 낭비했구나, 하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언젠가 썼듯이 이제 인터넷은 검색과 그를 비롯한 실용적 이유에 관한 것만 할 뿐 포탈 싸이트나 DC나 오유같은 커뮤니티 싸이트를 전혀 가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하는 것도 그래서 이제는 대화를 하기 위한 것 이외의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핸드폰을 보는 일도 없고, 자기 전에 핸드폰을 하지도 않게 되었다. 여하튼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사용했던 시간들 대부분을 없애버리니 하루가 참 길고, 그 하루하루에 별로 하는 일이 없는 것 같아도 매일 무엇인가가 조금씩은 진행이 된다. 특히, 자리에 앉아 일단 인터넷을 켜던 것을 하지 않게 되니 자연스레 일을 하게 되고, 그것이 아니면 각 저널 싸이트를 들어 가게 되니 이만저만 좋은 것이 아니다. 앞으로 이 기조를 흐트러뜨리지 말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