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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

너무 바빠서

by adnoctum 2014. 2. 27.




   일부러라도 블로그를 좀 해야겠다. 요샌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연구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 든 것도 있고, 마무리 해야 하는 일도 있고, 시작하는 일도 몇 개 있다. 꽤 여러 사람이랑 함께 일을 진행하고 있어서 각각의 일에 있어 속도를 맞추는 일이 다를 일에 신경을 쓰지 못하게 하곤 해 왔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가짓수만 생각해도 5명(모두 다른 소속의) 정도가 있고, 대부분은 내가 하는 부분은 나만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선 전적으로 내가 하는 속도가 그 일의 속도가 되기 때문에 좀처럼 지체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래서 일주일에 보통 토요일이나 월요일 하루 정도만 쉬엄쉬엄 하고 나머지 날들은 말 그대로 일밖에 안한다. 그래서, 바로 이 시기가 여유가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시골 고향 집에 오면, 언제 가냐는 부모님 물음에, "그냥, 내일 아침 일어나는대로 가려구요. 아무 때나 일어나서." 라고 말하곤 하는데, 어찌 보면 10시건 1시건 자고 싶은 시간까지 잘 수 있다는, 참으로 편한 것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매일 2~3시 정도까지 일을 하는 나로선 정해진 시간이 없다는 것일 뿐이다. 정해진 시간만 일을 하면 된다면 오히려 더 편할지도 모르겠지만, 오히려 정해진 시간이 없기 때문에 하루의 시작을 보통 10시나 11시 정도에 한다 해도 새벽 3시를 넘기기 일쑤이다. 더구나 난 아침(?)에 일어 나면 다른 것은 전혀 안 하고 무조건 씻고 연구실 나가고, 연구실에서 집에를 가도 다른 것은 안 하고 씻고 코딩좀 하다 자는 일상이기에, 일을 하는 것을 제외하면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없다. 이따금씩 친구나 아는 사람을 만나 식사를 한다고는 해도 그리 잦은 일을 아니고, 물론 그럴 때면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하루를 다 쓴다 해도 컴퓨터는 여전히 일을 하고 있지. 


   생활이 이리 팍팍하다 보니 요즘엔 책도 거의 안 읽는다. 여간해선 컴퓨터 이외의 것에 손이 잘 가지 않고, 문자로 된 것은 논문이나 설명서 정도를 제외하고는 읽는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도 안보니... 그래서 엊그제 참으로 오래간만에 책을 한 권 샀다. 항상 일부러라도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어야 겠다, 라고 생각하곤 하지만 막상 학교에 나가면 으레 그렇듯 자리로 가서 컴퓨터를 켜고 다시 일의 블랙홀로 빠져 들어 가는 것이다. 뭔가 새로운 것을 배워 하는 것이라면 그 내용이라도 이 곳에 올릴 수 있겠지만 요즘은 대부분이 이미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것이기에 그리 쓸 것이 많지도 않다. 더구나 연구를 제외한 다른 생각을 거의 안 하기 때문에 더더욱 쓸 일이 없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는 요즘, 너무 일에 메몰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디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충분히 재미있고, 아직도 하고 싶은 것들이 매우 많은지라 이러한 것에 굳이 부정적 시선을 드리울 필요는 없지만, 앞뒤 살펴 보지 않고 나아가는 것만큼은 경계를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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