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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동방예의지국의 노약자석

by adnoctum 2010. 9. 1.

   예의지국씩이나 되기 때문에 노약자 석이 있어야 그나마 노약자들은 양보를 받을 수 있다. 그게 현실이다. 물론, 쌍놈한테는 나이가 벼슬이라고, 나이 든 것이 무슨 큰 벼슬인것마냥 떠드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쩌겠는가, 그렇게 몇 십 평생을 살아온 것을. 그리고, 인터넷에 보이는 대부분의 글들이 무개념 노인들의 황당한 행동들을 지탄하지만, 그것은 곧 인터넷 인구의 대부분이 젊은이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노인 인구 층에서도 젊은층 정도의 사람들이 인터넷을 한다면, 요즘은 어딜가도 나이 먹어서 서럽고, 더구나 대중교통에서는 양보받을 생각도 못하고, 괜히 노약자석이 아닌 곳 앞에 가 서 있으면 젊은이들에게 양보를 강요하는 것 같은 미안함 때문에 노약자 석으로 가게 되면, 거긴 이미 여러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더라, 그러니 노약자 석을 더 늘려야 한다, 라는 글이 올라오게 될껄.

   우리는, 무개념 노인들을 지탄하는 것만큼, 어린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는 유개념 젊은이인가?

   이미 규칙으로 정해졌다는 것은 윤리나 도덕과 같은 개념으로는 지탱하기 힘들다는 말이다. 양보는 이제 윤리나 도덕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서 규칙에 의해 행해야 하는 행위가 되어버린 것이다.

   나는 모든 것을 '도'에 따라 행동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우리가 당연하다 여기는 것들이 결국은 법적 구속력이 있어야 그나마 지켜지게 되는 상황에 대하여 언제나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예가 없어지면 법이 생기고,
도가 없어지면 예가 생긴다.
-도덕경.

참고: 나이든 네가 이해할 수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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