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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

물소리

by adnoctum 2010. 8. 8.

2010-06-17 01:53


   방에, 앉거나 누워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자면 밖에서는 자주 물소리가 났다. 비라도 오나 싶어 밖을 살펴 봐도 그런 것 같지는 않았는데, 오늘 낮에 자세히 보니, 담 밖 저쪽으로 물 내려가는 곳이 있는듯 싶다. 아무래도 그렇다고 가정하면 여태까지 여러 번 있었던 이상한 점들이 잘 해결되니, 그것이 사실에 좀 더 가깝지 않나 싶다. 윗층에서 누가 샤워를 하나 했는데, 알고 보니 내가 꼭대기층이었고, 비는 결코 오지 않았었고, 더구나 지금도 비가 오지 않고 있으니. 날곤충 잡는 이상한 기계가 저렇게 지속적으로 소리를 내지는 않을테니까. 이런 것들이 물소리라 생각되는 저 소리를 나름대로 이해해보고자 생각해 보았던 몇 가지 생각들이었는데, 개울가의 물내려가는 소리라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는듯 싶다.

   요즘은 조금 바쁘다. 어제인가는 동기가 세포 받을 게 있다고 내려 오면서 밥이나 같이 먹자고 해서 같이 먹고, 오늘은 점심 먹고 토론, 저녁에는 예전 룸메이트 불러서 같이 저녁 먹고, 데이터 정리하다가 지금. 원래 금요일날 만날 약속이 있었는데 갑자기 워크샵이 생겨버리고. 그 날 학회도 가고 싶었는데... 지난 목요일에는 부산 갔다 오고. 다음 주 금요일인가에는 또 어딘가로. 토요일은 친구 회사 무슨 행사라나. 다른 녀석이 올까말까 하는 것을 살짝 돌려서 오는 것에 좀 더 가깝게 만들어 놓고.

   일이라도 좀 빨리 되면 좋겠는데, 다루는 데이터가 워낙 방대해지다보니 컴퓨팅 시간 자체가 문제가 된다. 속도 때문에 STL 버리고 포인터 쓰는 형태로 여러 번 엎었다 놓았다. 얼마 전에 썼던 것 같은데, 다른 프로그램에서 하던 작업을 C++로 구현해서 써도 역시나 좀 늦던데 혹시나 해서 포인터로 전부 바꾼 이후 속도를 신경써서 작업했더니 역시 많이 나아졌다, 한 시간 반 걸리던 것이 2분 정도로 줄어든 듯. 서버에도 1TB 정도 먹을 것 같아서 여러 하드디스크에서 해야 하기에, 지금 옮기고 있는 중 잠깐 쓴다.

   월드컵. 고약한 SBS 때문에 얄미워서라도 별로 안 보게 된다. 하여튼, 배타적 속성을 갖는 대부분의 것에는 반감이 든다. 뭐, 한국사회 역시 그래서 좀 싫지만. 그렇긴 해도 내일은 이래저래 보고 싶은 경기. 더구나 랩에서 식당에 자리를 예약했으니 와서 보라는 공지!! 메일을 돌렸다, ㅋㅋ. 회식을 가면, '소속감' 때문에 회식 phobia 라고 농담삼아 말하면서 잘 안 가는데, 내일은 좀 가볼까나... 랩에서 하는 매우매우 건전한 회식조차, 언뜻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잘 안 가는데, 회사나 어디를 간다면 어떻게 할지 종종 걱정이 되곤 한다. 술 먹는 것 까지는 좋은데, ㅋ, 술을 좋아하니까, 막 권하고, 취해서 정신 못 차리고, 여자 불러 앉혀 놓고, 먹고 죽자, 하는 분위기.

   앗, 시간이 벌써. 왠지 계속 돌리면 CPU가 탈 것 같은 생각 때문에 처리를 잠깐 중지시켰었다, 24시간 정도 돌리고. 즉, 작업 관리자 띄웠을 때 CPU 사용률 100%로 하루 종일 일을 시킨 것이지... 왠지 녀석도 좀 쉬었다 해야 할 것 같아서, ㅋ. 이제 다시 일을 시키고, 난 자야지.

-미몹 백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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