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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고향에서

일한 티

by adnoctum 2014. 8. 24.




    마당에서 고추 꼭지를 따고 있는데 빗방울이 한두방울씩 떨어 진다. 아버지가 참깨를 베어서 세워 놓고 계셨기 때문에 급히 밭으로 갔다. 비를 맞지 않게 하기 위해 비닐을 씌우는 작업을 하고 계실 거라 추측, 비가 더 오기 전에 전부 비닐을 씌워 놓기 위해 나도 급히 간 것이다. 역시나 예상대로 비닐을 씌우고 계셨는데 아직 많이 남았다. 내가 일단 대충 비닐로 참깨 대를 덮어 놓았다. 제대로 하기 위해선 양 끝에 말뚝을 박고 거기에 비닐을 묶어서 고정해 놓아야 한다. 그래야 깨를 덮어 놓은 비닐이 바람에 날아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급하게 내가 말뚝을 박았는데... 






또 손을 치고 말았다. 왼손을 말뚝을 잡고 오른손으로 망치를 들고 말뚝을 치는 건데, 오른손에 힘이 빠지면 조준이 잘 안 되서 결국 왼손을 치게 된다. 왼손 검지와 손바닥이 연결되는 부분을 망치로 친건데, 이번이 두 번째다. 역시나,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또 약간(?) 부어 올랐다, ㅋ. 피부가 벗겨진 건 사실 전혀 신경 쓰는 일이 아니고... 보통 일하다 피부가 살짝 벗겨지는 상처가 나면 그냥 그 자리에서 손으로 뜯어 버리고 깔끔하게(?) 해 놓는다. 고작 말뚝 한 10분 박았는데 그 티를 너무 내고 말았다, >.<"" 



   시골서 막 자라 왔기 때문인지, ㅋㅋ, 왠간한 상처에는 무덤덤하다. 손에 흉터가 꽤 많지... 손톱도 빠진 횟수를 다 더하면 3번이다. 즉, 서로 다른 세 손가락에서 손톱이 빠졌었다. 물론 서로 다른 시기에. 병이나 뭐 그런 것 때문에 빠진 게 아니고 망치나 뭐 어디 부딪혀서 빠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느 손가락 손톱이 빠졌던 건지도 기억이 안나, ㅋㅋㅋ. 유일하게 생각나는 것은 초등학교 때 빠진 손톱이다. 어느 정도 빠져서 덜렁덜렁 거리던 손톱이었는데, 학교 갔다 오는 길에 손톱을 견딜 수 있을만큼 쭉 들어 올려 그 안을 보니 새 손톱이 어느 정도 자라고 있었던 것. '아, 다 빠지기 전에 이렇게 새 손톱이 이미 자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지. 


   일하면서 상처가 나는 것을 일일이 신경쓰면서 하면 여간 성가신 게 아니라서 보통은 상처가 나도 참을 수 있을만큼 참으면서 일을 한다. 그래도 요즘엔 베이거나 찢어 진 곳에 통증이 계속 성가시게 하기 때문에 밴드라도 붙이긴 한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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