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완전히 망했네. 저녁을 먹고, 빨래를 하고, 졸음이 오더니 결국 두어시간 남짓을 자고 말았다. 9시 정도부터 잔 것 같은데, 이렇게 늦게 낮잠을 자버렸으니 오늘은 결국 밤샘이 정답인가. 방에서 이것저것 하려다 결국 그냥 다시 나오고 말았다. 12시가 넘어서 하는 출근이라니... 이거 뭐 제대로 된 출근도 아니지만. 원래 오늘 집에를 갈까말까 생각했었는데, 그 고민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냥 지금 집에 가버릴까...
보통은 방에 들어 가면서 어떤 일을 했나를 생각하고 다음 날 할 일을 생각하고, 랩에 나오면서는 그 날 할 일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데, 오늘은 아침에 나올 때도 영 뭘 해야할지 애매했는데, 그것은 결국 지금 나올 때도 마찬가지여서 랩에 나와도 딱히 뭘 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런 상황에서 방에 있는다고 딱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둠에 감싸인 학교가 이채롭다. 오늘따라 학교에 가로등이 많이 꺼져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고 이따금씩 택시만이 지나는 거리. 낙엽이 아무렇게나 바람에 날리며 내는 소리. 오늘 낮에는 날이 꽤나 좋았다, 비록 지금은 구름이 잔뜩 뒤덮여 있지만.
아직, 뭔가, 뭐랄까, 결정되지 않은 사안이 껄끄럽게 남아 있는 상태다. 몇 가지 결정될 일들이 남아 있다. 그 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