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많이 차갑다. 날이 다시금 쌀쌀해 졌다. 별로 개의친 않지만 휴일이라고 조금은 늦게 랩에 나갔다. 이따금씩 사람들이 오긴 했지만 모두들 잠깐 와서 볼일을 보고 이내 곧 들어 가곤 했다. 그래서 그랬을까. 난 일이 좀 더 잘 되었던 듯 싶다. ㅎ, 역시, 코딩은 아무도 없을 때 몰래 해야 제맛이라니까. ㅋㅋㅋ
요 며칠 비가 자주 오락가락 하기도 했고, 날도 많이 추워져서 그런지 기분이 또 살짝 아리송하다. 비. 눈 덮인 풍경과는 사뭇 다르게 마음에 다가 온다. 더구나, 저녁 어스름이 되어 구름 사이사이로 하늘이 보일 때면, 눈 덮인 날과 비 오는 날의 느낌은 매우 다른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뭐, 굳이 생각해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하여튼, 구름이 덮이면 조금은 어둡곤 한데, 눈이 온 때라면 그나마 흰눈 때문에 조금은 밝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오후에 잠시 화장실에 갔다 분주히 다시 내 자리로 걸어 가는데, 연못에 밝은 하얀 빛이 기둥을 이루듯이 수면에 반사되고 있었다. 뭐지? 하늘을 보니, 아주 작은 먹구름 틈으로 해가 나와 있었고, 그 빛이 반사되었던 것이다. 온통 구름이 덮여 있는 그 하늘에, 아주 작은 틈 사이로 나온 빛. 물론, 저녁이 되어 집에 올 때 보니 이젠 많은 구름이 이미 자취를 감추고 군데군데 몇 개의 구름뭉치만이 남아 별들 사이를 지나고 있긴 했지만. 아, 저녁은 꽤나 추웠는지 군데군데 움푹 파인 곳에 조금씩 남아 있는 빗물들이 살짝 얼어 있었다.
얼마 전에도 잔뜩 구름이 낀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꽤 늦게 나가서, 아마도 점심을 먹고 갔겠지? 그런데, 매우 균일한 두께로 구름이 덮힌듯 보였고, 태양이 구름 뒤에서 빛나고 있었는데, 마치 하늘에 커다란 백열전등을 켜 놓은듯한 느낌이었다. 매우 특이한 분위기. 그래서 기억 난다.
음..., 따스한 봄햇살도 좋지만 난 그래도 여전히 찬바람, 찬공기를 맞으며 느즈막히 돌아 오는 길이 조금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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