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이 모두 끝났다. 지금은 새벽 6시 되기 직전. 9시 반 정도에 숙소를 나설 예정이다. 어제 저녁을 부실하게 먹어서인지 새벽 3시 반에 잠이 깨어 배가 고파 좀 전에 토스트와 바나나를 하나 먹었다. 아래 층에선 어제/오늘 같은 음악 소리가 계속 났다, 아마도 파.티.를 하는 듯 하다.
AACR은 cancer에 특화된 학회인데, 매년 매우 크게 열린다. 난 대부분 오질 않았는데 - 주요하게는 미국이라 - 이번에는 암 중에서도 특히 brain cancer 에 특화된 meeting 이라서 참석해 보았다. brain cancer에 초점을 둔 첫 번째 special meeting 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TCGA 가 처음 표적으로 삼은 것이 뇌종양이고, 그로부터 몇 년 사이 뇌종양에 관한 수많은 새로운 지식들이 알려졌기 때문에 이번에 special meeting 이 있게 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고 교수님이 말씀하셨고, 나도 같은 생각이다. 그런데, 어제 제일 마지막 연사는 다소 회의적 입장이었는데, 연구가 이렇게 아무리 많이 되도 실제 치료에는 별 효과 없는 거 아니냐, 지난 20년간 환자 생존 기간이 거의 변화가 없다, 우리 뭐 하고 있는 거냐, 라는 이야기를 했다. 물론 신경외과 의사였다. 여전히 갈 길이 먼 것이다.
이번 학회에서 하게 된 몇 가지 생각은, 기초 과학의 발달이 어떻게 임상에 적용되는가에 대한 몇 가지 예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것과, 연구는 확실히 목표하는 바가 있어야 좋다는 것이다. astrocyte가 gap junction 을 통해 cancer cell 의 생존을 유도, 다른 조직의 암이 뇌로의 전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 낸 후, 그렇다면 익히 잘 알고 있는 gap junction blocker 를 처리하면 뇌로의 전이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해보니 되더라, 하는 내용. 이 뿐만이 아니라 많은 연구들이 결과적으로 암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후보를 찾았다, 하는 식으로 끝났고, 나는 생물학이 바로 이러한 것을 목표로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물론, 이것만을 궁극적 목표로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고, 기초 연구에서만 끝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어떤 연사는 실험실 조건에서만 성립하는 사실들을 논문에 게재하는 풍토 때문에 오히려 지식의 발전이 더딘 것 같다며, 연구에 좀 더 정성을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기도 했다.
언제나 그렇듯, 내 연구에 대한 직접적인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아니지만 여러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학회 장소였던 호텔.
숙소로 묵었던 집 앞의 거리. 깨끗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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