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사/세상바라보기

세련은 영어를 타고

by adnoctum 2013. 3. 12.




   가만 보면 세련됨, 고상함, 유식함이란 것이 무분별한 외국어의 사용과 함께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예를 들면 요즘들어 자주 들리는 '힐링'이란 단어. 이런 것이 굉장히 많다, 어느 순간에서부터인가 유행을 따라 세련됨을 나타내는 듯이 들리는 말들. 퍼(fur), 니즈(needs), 클라이언트(client), 컴플레인(complain) 같은 것들. 물론, 명사가 다소 부족한듯이 보이는 한국어 사용자인 우리가 모든 외국어 혹은 외래어를 한국어로 곧바로 사용할 수도 없고, 처음에는 어색하다. 그러나 순우리말로 바꾸는 것이 조금은 어려울지라도 분명 시도를 해야 하는 것이며, 그것이 어려우면 한자를 사용해서도 충분히 바꿀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 심지어 위에 예로 든 것들은 그에 해당하는 우리말이 엄연히 있는 것들이다. fur 같은 경우 그냥 모피, client 의 경우 고객, complain 의 경우 불만(접수)사항, 이라고 하면 되겠지. 물론 과도한 순우리말을 위한 시도는 재고되어야 한다(구글로 TCP IP 김치하, 를 검색해 보면 알 수 있다, packet 을 보쌈, pipe 를 대롱으로 번역해 놓는 식). 그런 이유로 난 외국에서 만든 모든 프로그램은 영어로 설치한다, 한국어로 번역된 말을 알 수 없어서. visual studio 의 컴파일 오류에 대한 메세지는 알아먹을 수가 없다. 윈도우즈의 경우 번역이 잘못된 경우도 있지, ㅋ (Apply 가 '원래대로'로). 


   그러니까, 이런 문제는 언제나 균형이 필요한데, 어느 한 쪽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그 균형이 깨지고, 내가 보는 현시대의 한국은 제 나라 말에 대한 관심보다는 외국어(영어)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는 것이다. 제 나라에 대한 말에 대한 관심이 크기보다는 외려 외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마치 세련되거나 유행을 따르는 것으로 간주하는 듯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게 영어를 쓰면서도, 영어로 구글을 검색하면 쉽게 나오는 것을 네이버에서 한국어로 검색하고 있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ps. 누누히 얘기했듯이 난 이 블로그를, 전공에 대해선 영어를 이해함에 있어 한국어와 차이가 나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는다. 최대한 한국어를 사용하려고 하긴 해도, 나에게 전공에 대해선 영어나 한국어나 마찬가지이다. 참고 자료를 말함에 있어 영어로 된 것을 언급한다는 것은 나에겐 당연하고, 오히려 그럴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일상사 > 세상바라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 안녕하다.  (0) 2013.12.21
억압과 민주주의  (0) 2013.12.18
늙은이들  (0) 2011.12.27
앞으로 삼성의 밥줄은  (0) 2011.11.25
한국은 없다  (2) 2011.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