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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_생각

인지부조화와 기계적 해석론

by adnoctum 2010. 8. 8.
2010-05-31 11:49


   여러 가지 음모론에 대하여, 음모론을 제기하는 이들을 반박할 수 있는 개념, 인지부조화. 즉, 주장하던 것이 틀린 것으로 밝혀졌다 해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여전히 틀린 주장을 하는 것.

   기계적 해석주1. 즉, 모든 부분에 어떤 감추어진 의미가 있음을 가정하여 무조건 해석하려는 경향.

   음모론을 반박하는 이들이 바로 기계적 해석을 할 때와 비슷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즉, 음모론을 주장하는 이들, 혹은 진실이라 일컬어지는 것이 밝혀진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에게 기계적으로 '그것이 바로 인지부조화'라고 하는 것. 앞뒤 가릴 것도 없이 무조건 '그것은 인지부조화'. 정부에서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고 해보자.




위 와 같이 발표했다면 당연히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 하면 그 내용이 논리적으로 전혀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바로 이렇게, 정부의 발표에 대하여 논리적 타당성을 검토한 후 정부의 발표를 받아들이거나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만약 그렇지 않고 정부가 이렇게 발표했으니 무조건 믿어야 한다, 라 하며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에 대하여 인지부조화라고 한다면 그 어느 단계에서도 논리적 타당성을 검토해보려 하지 않은 것이다. 대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쉽게 말해, 이제 막 새롭게 알게 된 개념, 인지부조화, 를 여기저기 아무대나 들이대는 것이지. 이와 같은 현상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어린 아이들을 보면 새롭게 알게 된 개념이나 이름을 무분별하게 적용하곤 한다. 물론 그 경우 주위의 어른들이 교정을 해주지만, 알 것 다 안다고 착각하는 어른들은 그것이 잘 안 된다.

   이와 같은 사건은 또 있었는데, 바로 미네르바 사건이다. 필명 미네르바를 사용하는 이가 누구인가가 밝혀졌을 때 아마도 인지부조화라는 것이 가장 많이 언급된 것 같은데, 상당수는 기계적으로 적용한 것으로 보였다. 왜냐 하면, 단순히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 그 핵심이었으니까.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음모론을 주장하는 이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반박했어야 했다. 그렇지 않고, 밝혀진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는 것으로 인지부조화라고 했다면,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미네르바로 밝혀졌어도 그들은 인지부조화를 내세워 가짜 미네르바라고 하는 이들을 공격했을 것이다.

   나는 여기서 북한의 어뢰 공격설도, 박대성의 미네르바 설도 부정하거나 긍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 어느 입장을 취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자기와 다른 입장을 취하는 것에 대하여 특정한 개념을 단순화시켜 반박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반박은 주장의 사실과 논리적 타당성에만 의존해야 한다. 내가 유일하게 지지하는 음모론은 이명박 천사론(요정론) 뿐이다.


논리학자와 샘의 대화.

샘: 대체 논리학이 뭐요?
논리학자: 바로 이런 것이지요. 샘, 당신의 집에 잔디깎이가 있나요?
샘: 네.
논리학자: 그럼 단독주택이겠군요.
샘: 네.
논리학자: 그럼 가정이 있겠군요.
샘: 네.
논리학자: 그럼 아내와 자식이 있겠군요.
샘: 네.
논리학자: 그럼 당신은 호모가 아니군요.
샘: 네.

샘은 왠지 논리학을 알게 된 것 같아 우쭐해 졌다. 다음 날 친구 톰을 만난 샘은,

샘: 톰, 내가 논리학을 보여 주지. 톰, 너네 집에 잔디깎이 있어?
톰: 아니.
샘: 넌 호모야.





주1. 이 용어는 안 쓰이는 용어로 보인다. 내가 의미하고자 하는 바는, 문학작품을 읽을 때 모든 구절에 어떤 뜻이 있음을 가정하여 무조건 해석을 하려는 경향을 일컫는 개념에 대한 용어인데,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내가 그와 같은 행동을 하자 국어 선생님께서 나의 그와 같은 태도를 저 비슷한 용어로 설명하셨는데, 정확히 어떤 용어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 미몹 백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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