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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관련/연구_생각

과학으로서의 생물학'에 대한 회의

by adnoctum 2010. 6. 3.
2009-02-04 04:33

   과학은 곧 현상에 대한 모델을 제시해 주는 것이라 하였을 때, 과연 생물학은 과학이라 할 수 있을까? 대다수의 연구가 '사실의 나열'에 그치는 것이 아닌가? 더구나, 요즘 새롭게 느끼는 것인데, 도대체 왜 이 cell 저 cell에서 한 실험을 하나의 가설을 입증하는데 사용하는지... 또한 과연 '생리적으로 이 현상이 과연 얼마나 의미가 있는가?(Physiological relevance)' 역시 문제가 되고. 즉, 실험실 상황에서 만들어 낸 작위적 상황일 뿐 실제 생체 내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현상에 대한 원인을 밝혀 냈다고 하면, 그것이 과연 의미있는 것일까? 예를 들면 하나의 cytokine을 처리하는 것처럼. 실제로는 조직 내에 여러 cytokine 들이 한꺼번에 작용할텐데... cell도 그렇지. 대부분 immortalized cell 을 사용하는데, 이미 그 놈들은 안이 다 망가진? 놈들이라 실제 세포들과는 많이 다른 거 아닌가.

   bioinfomatics 쪽으로 가도 문제는 있지. 예를 들면 cDNA에서 predefined-set에 근거한(가령 GO) 모듈을 찾는다 했을 때, tissue/cell specificity 가 고려되지 않은 것. 물론 DAVID의 EASE에서는 background라는 것을 사용하지만, p-value (Fisher's exact)에 근거하면 tissue/cell speicific-mRNA background를 고려하지 않으면 p-value가 over-estimate되지. GSEA도 문제가 있는 것이, 한 모듈에 속하는 많은 element가 up-regulation 되는 건 아니거든, activation된 모듈에 대해. PPI를 기반으로 module을 찾는 것도 결국, 한 그래프의 edge가 온 tissue/cell이 다 달라진다는 문제가 있는 것이거든, module을 densely dangling island로 사용해 버리면.


   여튼 wet/dry work 모두 문제가 있다. 또한 생물학이라는 분야 자체의 연구 방법 자체가 '과학'적이지 않은 것 같다. 주로 사실의 나열에 그치기 때문에, 그리고 실제 현상과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수많은 논문이 쏟아져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실제로 적용되는 예가 적은 것이 아닐까? 물론, 어느 과학이나 '단순한' 모델에서 시작하는 것은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단순한 모델'에서 '현실'로의 이행이 어느 정도 가능할 때나 할 수 있는 말이지, '모델'을 '현상'에 적용(extrapolation, not application)하는 것이 매우매우 어려울 때, 과연 그렇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흠... 결국, '단순함'이 모델의 좋은 조건인 경우가 많지만, 생물학의 경우 '단순함'에서 출발할 경우 현실(physiologically relevant)로 돌아오는 것이 매우 어려우므로, 결국은 1. 생리적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으면서, 2. 실험적으로 입증 가능할만큼 단순한, 모델에서 시작해야 하겠지. 그러니까, 우리가 사용해야 할 모델에 있어 이 두 조건은 반드시 충족되어야 한다.



   그리고, 단순히 '사실의 나열'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왜 '사실의 나열'을 과학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일까? 나는, 그렇다면, 무엇을 '과학'이라 생각하는 것일까? 왜 '현상에 대한 보다 자세한 작용기작'을 제시해 주는 연구에조차 '사실의 나열'이라 하는 것일까?... 대체 내가 생각하는 '과학'이란 무엇일까? 아니, '과학적 모델'이란 무엇일까? '과학적 모델'이 갖추고 있어야 할 조건은? 추상화된 체계로, 이것의 구체화를 통해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것. '추상화', 이것은 자주 일련의 사례에서 출발하곤 하지. 생물학은 바로 이 '추상화'가 잘 안 되어 있는 듯. 아직까지 '사례'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렇게 쉽게 '추상화'(어느 정도 일반화를 거쳐야 하는) 할 수 없는 생물학의 성질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그래도 그것을 염두해 두지 않고 연구를 하면 안 될 듯. 그리고, 추상화는 꼭 귀납적이어야 하는가? 물론 아니지, 물리학에서처럼. 



   추상화. 모델. 보다 적은 일반화된 설명으로 보다 많은 구체적 사례에 대하여 미리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것. 또는 구체적 사례에 대한 원인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증명은? 결국은 wet-work이군, 그리고 in vivo. 가능하다면 임상까지.


   생리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것은 무엇일까? '실제로 관찰될 것'. normal과 dysregulated 상황에서. 가령, 암. 흠... 근데 내가 하려는 건 dynamics이기 때문에 time이 필요한데 microarray는 static한 것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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