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9
20:59
내가 하는 일이란 것이 할 수 있는 말이 과연 어디까지인가? 나는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언제나 이
물음이 던져 준 바로 그 곳에서 멈춘 이후, 더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기에 답답함을 느낀다.
왜 답답함을 느끼는가. 그것은 결국 내가 나아가고자(추구하는) 하는 방향과, 내가 하는 일이 나가아갈 수 있는 방향이 어느 정도 다르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언제나 '현실적으로 의미있는 것'이었고, 내가 하는 일은 '다소 만들어진 상황'에 관한 것이다. 제아무리 훌륭한 연구 내용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현실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현상에 관한 것일 때, 과연 그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당장 돈 되는 것에 관심이 있다는 말은 아니다. 예를 들면, 세포를 키워서 어떤 실험을 했더니 이런 단백질이 중요하더라, 그랬는데, 사실 그것은 딱 '세포 배양 환경'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실제로 생체 내에서는 안 일어나는 일일 수가 있거든. 단백질을 갖고 어떤 일을 할 때는 결국 western 등의 방법을 이용하는데, 세포를 갈아서 하는 것이니까 실제 세포 내에서는 위치가 전혀 달라서 상호작용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요한 상호작용으로 나올 수도 있고... 뭐, 이럴 때는 이론적으로 co-IP나 Y2H, synthetic lethality, FRET 등의, 그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한 것은 맞는데, 여하튼 이런 것은 한 예이고, 말이 그렇다는 것이다.
코딩이 재미있긴 하지만 (사실 설계쪽에 더 관심이 있지만) 결코 전산으로는 밥벌어 먹지 않겠다고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와 같은 일에서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은, 내 성격에 비추어 보건데, 코딩은 그나마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현실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이미 여러 번 말했듯이, 나는 단순히 공허한 이론에 그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데, 생물학에 관련한 많은 연구들이 재실행(? reproducible) 되지 않는다는 것은 (참고: 생물학에 대한 회의,를 넘어서. 흠... 아직 못 넘고 있다.. >,<""),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방식으로는 결코 연구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더욱 굳게 하기 때문에, 과연 어떠한 식으로 연구를 해야 하는가, 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물론, 어떠한 분야이든 불완전한 것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서서히 발전해 나가는 것이라고 하지만, 과연 그러한가? 그리고 이 논문(1) 에서도 밝혔듯이, 과연 현재의 생물학 연구가 얼마나 '과학'적인 방식을 따르고 있는가? 게다가, 그러한 연구들의 실질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하는 의문들. 내가 말하는 '실질적인 의미'란 결국 질병의 치료에 어느 정도의 도움을 줄 수 있는가, 가 되고, 신약개발이 매우 어려운 것은, 비록 그 이유를 너무 잘 알긴 하는데, 내가 있는 분야의 접근법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떨쳐내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렇다고 생물정보학이나 시스템 생물학이 과연 답인가? 이질적인 두 분야의 만남이라는 측면도 크고, 아직 관련지식이 많이 부족하여 저와 같은 연구는 'toy example'에 국한되어 얘기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물론 좋은 저널에 나오는 경우는 그나마 조금 의미가 남다르게 보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연구를 보면서 자극을 받기는 하는데, 극소수의 그와 같은 논문들...
물론 그렇다고 학부때처럼 하고 싶지는 않다. '이것은 내가 원하는 식의 공부 방법이 아니다.'라 생각했고, '학점을 따를 것인가, 내가 추구하는 공부 방식을 따를 것인가' 고민 끝에 결국 내 방식대로 공부하는 대신 학점을 버리기로 결심했던. 원래 모범생도 아니고, 학점에 신경을 별로 쓰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란 생각 끝에 정말로 내가 추구하는 식으로 공부를 하자, 학점은 곤두박질. F날리는 거야, 뭐 예사였으니까... 물론 2001년부터는 전과목을 각 과의 전공으로 채우긴 했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 내가 원하는 식으로 공부를 하면서도 성적이 서서히 (하지만 여전히 낮은 >,<"") 오른 것을 생각해 보면, 그 때, 그 둘을 조화시킬 생각을 좀 더 일찍 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지금은 저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 비록 현재 주요하게 진행되는 연구 내용과 방법들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여 그것을 경시하고 다른 경로를 택하기보다는, 현재의 연구 방법들을 채택하는 와중에 내가 원하는 것들을 조화시킬 방법을 모색하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라고 나같은 생각을 안 하겠는가. 나보다 훨씬 오랜동안 이런 일을 한 사람들인데. 그들이 그와 같은 식으로 연구를 하는 것에는 분명 아직 내가 알지 못하는 중요한 무엇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해 본다.
언제나, 내가 추구하는 그 것, 그 것을 잊지 말아야 겠다.
1. Biology and the systems view. Is there a move towards systems approaches in the life sciences?, Bettina Bock von Wulfingen, EMBO reports 10: S37-S41. | Full Text | PDF (254K) |
Published online: August 2009 |
왜 답답함을 느끼는가. 그것은 결국 내가 나아가고자(추구하는) 하는 방향과, 내가 하는 일이 나가아갈 수 있는 방향이 어느 정도 다르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언제나 '현실적으로 의미있는 것'이었고, 내가 하는 일은 '다소 만들어진 상황'에 관한 것이다. 제아무리 훌륭한 연구 내용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현실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현상에 관한 것일 때, 과연 그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당장 돈 되는 것에 관심이 있다는 말은 아니다. 예를 들면, 세포를 키워서 어떤 실험을 했더니 이런 단백질이 중요하더라, 그랬는데, 사실 그것은 딱 '세포 배양 환경'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실제로 생체 내에서는 안 일어나는 일일 수가 있거든. 단백질을 갖고 어떤 일을 할 때는 결국 western 등의 방법을 이용하는데, 세포를 갈아서 하는 것이니까 실제 세포 내에서는 위치가 전혀 달라서 상호작용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요한 상호작용으로 나올 수도 있고... 뭐, 이럴 때는 이론적으로 co-IP나 Y2H, synthetic lethality, FRET 등의, 그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한 것은 맞는데, 여하튼 이런 것은 한 예이고, 말이 그렇다는 것이다.
코딩이 재미있긴 하지만 (사실 설계쪽에 더 관심이 있지만) 결코 전산으로는 밥벌어 먹지 않겠다고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와 같은 일에서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은, 내 성격에 비추어 보건데, 코딩은 그나마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현실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이미 여러 번 말했듯이, 나는 단순히 공허한 이론에 그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데, 생물학에 관련한 많은 연구들이 재실행(? reproducible) 되지 않는다는 것은 (참고: 생물학에 대한 회의,를 넘어서. 흠... 아직 못 넘고 있다.. >,<""),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방식으로는 결코 연구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더욱 굳게 하기 때문에, 과연 어떠한 식으로 연구를 해야 하는가, 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물론, 어떠한 분야이든 불완전한 것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서서히 발전해 나가는 것이라고 하지만, 과연 그러한가? 그리고 이 논문(1) 에서도 밝혔듯이, 과연 현재의 생물학 연구가 얼마나 '과학'적인 방식을 따르고 있는가? 게다가, 그러한 연구들의 실질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하는 의문들. 내가 말하는 '실질적인 의미'란 결국 질병의 치료에 어느 정도의 도움을 줄 수 있는가, 가 되고, 신약개발이 매우 어려운 것은, 비록 그 이유를 너무 잘 알긴 하는데, 내가 있는 분야의 접근법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떨쳐내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렇다고 생물정보학이나 시스템 생물학이 과연 답인가? 이질적인 두 분야의 만남이라는 측면도 크고, 아직 관련지식이 많이 부족하여 저와 같은 연구는 'toy example'에 국한되어 얘기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물론 좋은 저널에 나오는 경우는 그나마 조금 의미가 남다르게 보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연구를 보면서 자극을 받기는 하는데, 극소수의 그와 같은 논문들...
물론 그렇다고 학부때처럼 하고 싶지는 않다. '이것은 내가 원하는 식의 공부 방법이 아니다.'라 생각했고, '학점을 따를 것인가, 내가 추구하는 공부 방식을 따를 것인가' 고민 끝에 결국 내 방식대로 공부하는 대신 학점을 버리기로 결심했던. 원래 모범생도 아니고, 학점에 신경을 별로 쓰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란 생각 끝에 정말로 내가 추구하는 식으로 공부를 하자, 학점은 곤두박질. F날리는 거야, 뭐 예사였으니까... 물론 2001년부터는 전과목을 각 과의 전공으로 채우긴 했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 내가 원하는 식으로 공부를 하면서도 성적이 서서히 (하지만 여전히 낮은 >,<"") 오른 것을 생각해 보면, 그 때, 그 둘을 조화시킬 생각을 좀 더 일찍 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지금은 저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 비록 현재 주요하게 진행되는 연구 내용과 방법들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여 그것을 경시하고 다른 경로를 택하기보다는, 현재의 연구 방법들을 채택하는 와중에 내가 원하는 것들을 조화시킬 방법을 모색하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라고 나같은 생각을 안 하겠는가. 나보다 훨씬 오랜동안 이런 일을 한 사람들인데. 그들이 그와 같은 식으로 연구를 하는 것에는 분명 아직 내가 알지 못하는 중요한 무엇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해 본다.
언제나, 내가 추구하는 그 것, 그 것을 잊지 말아야 겠다.
1. Biology and the systems view. Is there a move towards systems approaches in the life sciences?, Bettina Bock von Wulfingen, EMBO reports 10: S37-S41. | Full Text | PDF (254K) |
Published online: August 2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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