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감정의 '양자화'된 개념에 할당된 표현방법이다. 가령, "후회"라는 단어를 사용할 경우, 약간의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굳이 그것에 연연해 하지는 않을 정도의 미약한 후회에서부터, 자신이 지금 갖고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을 주고서라도 시간을 되돌려 그 후회를 만회하고 싶을만큼 강렬한 후회에까지, 모든 것이 포함되며,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은 '후회'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듣는 경우 서로 다른 선상에 '후회'를 놓게 된다. 그래서 언어, 단어는 연속된 선 상에서 어느 지점에 위치하게 되는 '감정'에 있어 단어 그 자체로는 그 위치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단지 후회가 있고 없음을 나타낼 뿐이다. 즉, 양자화되어 있다. 그리고, 인간의 감정 혹은 객관적 사실에 관여하지 않는 많은 것들은 언어의 형태로 변환됨에 의해 양자화되어 많은 정보를 잃게 된다. 감정에 대한 좋은 묘사란 결국 한 단어로는 그 감정의 적절한 위치를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이런저런 묘사들을 이용해서 어느 위치에 그 감정이 위치하는가를 좀 더 자세히 말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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