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89. 아무 이유 없어. 난 ASCII 코드에서 0 이 1 앞에 오는지 9 뒤에 오는지 항상 헤깔린다.
문득 고개를 들면 저 하늘에는 달이. 유리창 너머 조용히 떠있다. 불연듯 모니터에 앉아 있는 작은 먼지가 눈에 들어 온다. 등 뒤에서 햇살이 새어 들어 오고 있다. 어느 새 청소차 지나가는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일시에 들리기 시작한 육중한 물체의 이동 소리가 알려 준다. 아침. 흐트러진 생활은 심지어 '아침'을 그리워하게까지 만들었었다. 그래서 요즘 조금, 쬐끔 일찍 나왔다. 상쾌함.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는, 상쾌하기 때문이다. 많이. 왜 찬 공기는 상쾌하게 느껴질까?? 아무렴 어때, 상쾌하기만 하면 되지.
밥을 좀 천천히 먹었으면 좋겠다. 말도 안하고 순식간에 먹어치우니 도무지 부담이 되서 다 먹지를 않는다. 그냥, 먹다 남긴다. 어차피 밥을 그리 많이 먹는 편도 아니고. 느긋하게 적어도 20~30분 동안은 밥을 먹어야 좋다. 심지어는 1시간을 먹는 경우도 있는데. '밥'을 먹는 것이, '먹는 것'이 목적인가... 영어 단어 company 인가는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이란 뜻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그러고 보면 밥 먹는 게 단지 '먹기' 위한 것만은 아닐진데, 왜 먹기만 하는지 잘 모르겠다.
녹색불을 기다리지 않고 건너서 절약한 1분은 어떻게 쓰일까? 엘리베이터 기다리는데? 드러누워 있는데? 재밌는 TV 프로 보기 전 광고 보는데? 우낀다. 유난스럽게 서둘러서 아껴 쓴 시간이 가치있게 쓰이는지는 잘 모르겠다. 돈도 그렇지. 깨작깨작 1~2천원 아끼다가도 별 가치가 없는, 쓸모가 없는 것 때문에 몇 만원을 쓰는 거 보면.
난 서두르나? 아니지. 돈을 아끼나? 아니지. 그럼, 서두르지 않는만큼 대비를 하나? 흠, 그것도 뭐 딱히 그런 건 아니군. 아끼지 않으면, 낭비하나? 뭐, 그것도 또 아니군. 이런 거 보면.
그런 거 보면, 모순이다, 모순모순. 따지고 보면 참 많은 모순들에 둘러 싸여 살아가고 있다.
지난 주 였나. 새벽에 잠깐 나와 담배를 피는데, 아직 떨어지지 않은 밤나무잎이 겨울 밤바람에 흔들리면서 불규칙적으로 사각거리고 있었고, 달은 높이 떠 온 곳을 비추고 있었고, 아직도 여기저기 눈이 녹지 않고 있었고, 메마른 잔디 위로 살짝 내려 앉아 남아 있는 눈에 달빛이 반사되어 반짝거리고 있었다. 저 멀리 능선이 뚜렷이 보이고, 그 너머로, 알 수 없이 먼 곳에서 정체를 분간할 수 없는, 커다란 자동차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닭 밝은 밤거리를 걷는 것은 참 별나다. 불때서 만든 전기가 보내는 빛과는 또 그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많이 어두워야 달빛의 참맛을 알 수 있는데, 빛이 어둠을 오염시켜버린 요즘에는 그것을 알기 참 힘들다. 그래서, 걷고 싶었지만 뼛속까지 파고 들어올 기세로 낮아져버린 기온이 좀체 발걸음을 떼어놓지 못하게 해서 그냥 들어갔다.
그러고 있자니. 갑자기 많은 것들이 사소해 보였다. 이런저런 유식하고 멋드러진 말로 온갖 세상과 나라 걱정, 어려운 문제, 뭐, 이런 것들이 전부. 뭐, 이런 건 나같이 어린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여튼 그랬다. 참, 좁은 곳에 갇혀 지지고 볶으면서, 한계가 뚜렷하면서 서로 제가 제일 잘났다고 소리치며, 시끄러워 귀아파 죽겠다고 귀를 막고, 그러니 제 목소리가 안 들린다고 더 크게 소리치고, 뭐 이 비슷한 악순환이랄까... 삿갓 쓰고 돌아다녔다던 시인인가가, 100년도 못 살면서 1000년을 걱정 어쩌구 하는 인간이라고 했다 하던데.
흠...
마이 졸립다 아이가. 자야지.
몰랐는데 난 문장부호에 굉장히 신경을 쓴다. 문득 그것을 알게 되어 msn 이나 네이트온 지난 대화를 보니, 역시나 마침표가 필요한 곳은 거의 빠짐없이 마침표를 해 놓았더군... 근데, 괄호를 하면 마침표를 괄호를 닫고 찍어야 하는지, 찍고 닫아야 하는지 모르겠다(이렇게). 모르겠다(이렇게.) 내가 보고 좀 이상하다고 느꼈던 게 맞는 것이었으니 아마도 뒤에 있는 게 맞겠지...
아무 이유 없다니까.
원본 작성일: 2009-01-15 03:29
미몹 백업함.
문득 고개를 들면 저 하늘에는 달이. 유리창 너머 조용히 떠있다. 불연듯 모니터에 앉아 있는 작은 먼지가 눈에 들어 온다. 등 뒤에서 햇살이 새어 들어 오고 있다. 어느 새 청소차 지나가는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일시에 들리기 시작한 육중한 물체의 이동 소리가 알려 준다. 아침. 흐트러진 생활은 심지어 '아침'을 그리워하게까지 만들었었다. 그래서 요즘 조금, 쬐끔 일찍 나왔다. 상쾌함.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는, 상쾌하기 때문이다. 많이. 왜 찬 공기는 상쾌하게 느껴질까?? 아무렴 어때, 상쾌하기만 하면 되지.
밥을 좀 천천히 먹었으면 좋겠다. 말도 안하고 순식간에 먹어치우니 도무지 부담이 되서 다 먹지를 않는다. 그냥, 먹다 남긴다. 어차피 밥을 그리 많이 먹는 편도 아니고. 느긋하게 적어도 20~30분 동안은 밥을 먹어야 좋다. 심지어는 1시간을 먹는 경우도 있는데. '밥'을 먹는 것이, '먹는 것'이 목적인가... 영어 단어 company 인가는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이란 뜻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그러고 보면 밥 먹는 게 단지 '먹기' 위한 것만은 아닐진데, 왜 먹기만 하는지 잘 모르겠다.
녹색불을 기다리지 않고 건너서 절약한 1분은 어떻게 쓰일까? 엘리베이터 기다리는데? 드러누워 있는데? 재밌는 TV 프로 보기 전 광고 보는데? 우낀다. 유난스럽게 서둘러서 아껴 쓴 시간이 가치있게 쓰이는지는 잘 모르겠다. 돈도 그렇지. 깨작깨작 1~2천원 아끼다가도 별 가치가 없는, 쓸모가 없는 것 때문에 몇 만원을 쓰는 거 보면.
난 서두르나? 아니지. 돈을 아끼나? 아니지. 그럼, 서두르지 않는만큼 대비를 하나? 흠, 그것도 뭐 딱히 그런 건 아니군. 아끼지 않으면, 낭비하나? 뭐, 그것도 또 아니군. 이런 거 보면.
그런 거 보면, 모순이다, 모순모순. 따지고 보면 참 많은 모순들에 둘러 싸여 살아가고 있다.
지난 주 였나. 새벽에 잠깐 나와 담배를 피는데, 아직 떨어지지 않은 밤나무잎이 겨울 밤바람에 흔들리면서 불규칙적으로 사각거리고 있었고, 달은 높이 떠 온 곳을 비추고 있었고, 아직도 여기저기 눈이 녹지 않고 있었고, 메마른 잔디 위로 살짝 내려 앉아 남아 있는 눈에 달빛이 반사되어 반짝거리고 있었다. 저 멀리 능선이 뚜렷이 보이고, 그 너머로, 알 수 없이 먼 곳에서 정체를 분간할 수 없는, 커다란 자동차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닭 밝은 밤거리를 걷는 것은 참 별나다. 불때서 만든 전기가 보내는 빛과는 또 그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많이 어두워야 달빛의 참맛을 알 수 있는데, 빛이 어둠을 오염시켜버린 요즘에는 그것을 알기 참 힘들다. 그래서, 걷고 싶었지만 뼛속까지 파고 들어올 기세로 낮아져버린 기온이 좀체 발걸음을 떼어놓지 못하게 해서 그냥 들어갔다.
그러고 있자니. 갑자기 많은 것들이 사소해 보였다. 이런저런 유식하고 멋드러진 말로 온갖 세상과 나라 걱정, 어려운 문제, 뭐, 이런 것들이 전부. 뭐, 이런 건 나같이 어린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여튼 그랬다. 참, 좁은 곳에 갇혀 지지고 볶으면서, 한계가 뚜렷하면서 서로 제가 제일 잘났다고 소리치며, 시끄러워 귀아파 죽겠다고 귀를 막고, 그러니 제 목소리가 안 들린다고 더 크게 소리치고, 뭐 이 비슷한 악순환이랄까... 삿갓 쓰고 돌아다녔다던 시인인가가, 100년도 못 살면서 1000년을 걱정 어쩌구 하는 인간이라고 했다 하던데.
흠...
마이 졸립다 아이가. 자야지.
몰랐는데 난 문장부호에 굉장히 신경을 쓴다. 문득 그것을 알게 되어 msn 이나 네이트온 지난 대화를 보니, 역시나 마침표가 필요한 곳은 거의 빠짐없이 마침표를 해 놓았더군... 근데, 괄호를 하면 마침표를 괄호를 닫고 찍어야 하는지, 찍고 닫아야 하는지 모르겠다(이렇게). 모르겠다(이렇게.) 내가 보고 좀 이상하다고 느꼈던 게 맞는 것이었으니 아마도 뒤에 있는 게 맞겠지...
아무 이유 없다니까.
원본 작성일: 2009-01-15 03:29
미몹 백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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