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결정에 있어, 한 번 한 결정은 거의 바꾸지 않는다. 사람들과 지낼 때도,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뭔가를 조른다면 나는 딱 한 마디만 한다. "난 한 번 아니면 아니다." 옳고 그른 것, 어떤 객관적 사실에 관한 것이라면 충분히 내가 잘못 알고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바꾸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렇지 않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치판단 혹은 취향의 문제, 여하튼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있는 대부분의 것에 대한 선택에 있어 난 한 번 한 선택은 거의 바꾸지 않기 때문에 한 번 아니라고 하면 아니고, 그래서 뭐라 조르든 말든 거의 바꾸지 않아 왔었다. 그리고, 그 선택의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선택 후의 행동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데, 이러한 모습이 종종 인간미 없어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좋다고, 하고 싶다고 막 하던 일도 한 번 아니라 판단하면 딱, 정말 딱 끊어버린다. 좋은 예는 아닌데, 주중에 술 먹는 것. 아니라고 생각한 이후, 거의 4년 동안 딱 한 번 먹었다. 그것도 아주 최근에. 흠..., 하긴, 로봇 같다거나 차가운 심장을 갖고 있는 기계 같다는 얘기를, 기억 나는 것만 3명에게서 들었고, 같은 맥락의 비슷한 이야기를 1명, 그리고 비슷하진 않지만 결국 같은 뜻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에게서 들어 왔다.
이것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비슷해서, 한 번 아니라는 판단이 서면, 정말 무섭게 돌아 선다. 물론, 당연히, 대놓고 모른 척을 하지는 않고, 마음의 문을 쾅! 닫아 버린다. 그리고, 그것은 거의 밖으로 드러 나지 않는다. 이것도 INFP의 성향 중에 있긴 하던데, 여하튼 내가 생각해도 좀 메몰차다 싶을 정도이다. 나 스스로도 그렇게 느낄 정도였으니 다른 사람이 보기엔 더더욱 그랬겠지.
비슷한 맥락으로, 나는 내가 한 선택에 대한 기회비용을, 굳이 그것을 고려해야 할 실제적 필요성이 없는 경우,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아오, 저걸 살 껄", "아, 그 때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하는 것이 없다. 한 번 결정된 사항은 그것으로 끝. 바꿀 수 없다면 그것이 내포한 모든 아쉬움, 손해 등을 모두 감수해버린다. 이런 성향은, 종종 안타까워 하는 옆사람과 달리, "야, 됐어, 다음에 기회 있으면 저걸 하던가." 로 간단하게 일단락 짓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그러니까, 나는 거의 안타까워 하는 것, 아쉬워 하는 것이 없다. 있어도, "흠, 아쉽군" 으로 끝이다. 더 뭐가 없다. 난 "~~ 아, ~~할 껄", 하는 경우가, 그래서, 없다.
아마도 이런 태도들이, 매우 커다란 것에서부터 사소한 것에까지 다 나타났기 때문이었겠지, 차갑다는 말을 듣는 것은. 그런데, 이럴 수 있는 것은 별로 소망하는 것, 원하는 것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긴, 바다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하나보다도 더 사소하게 살고 싶은 내가 뭐 그리 크게 원하는 것이 있겠는가. 그런데, 이런 태도가, 일단 안빈낙도적 나태함으로 변질되었다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한 테두리 안에서 같이 살아 가고 있는 이들에게 불편함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음..., 그리고, 아직 내 나이는 뭔가를 소망해도 될 나이라는 것도. 그래서, 이제는 아닌 건 아니라고 했던 것도 아니라고 해본다. 1
- 남들이 나를 바라보는 가장 일반적 시선. 걱정거리가 없는 사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