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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여행/일본(2007)-여행

둘쨋 날 도쿄 도청

by adnoctum 2010. 7. 18.

2007년 1월 14 일요일 - 여행 둘쨋 날

  아침을 적당히 먹은 후 도쿄도청 제1청사를 갔다. 그곳 남쪽 전망대에서 도쿄 전체를 내려본 후 수준이와 헤어졌다. 의자에 앉아 약간 쉬다가 밖으로 내려와 도쿄 도청 건물을 찍고, 서점으로 향했다.



 가 려고 했던, 키노쿠니야 신주쿠 본점을 지나쳐서, 경찰에게 물어본 후 다시 길을 건너, 포카리스웨트를 하나 사고, 오던 길을 되돌아 갔다. 한국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 일. 지금 산 이 포카리스웨트는 내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산 물건이다. 말이 안 통해서 고생을 하면 어쩌나 하는, 그리고 원인 모를 약간의 불안함은 너무도 쉽게 없어졌다. 계산을 할 때, 숫자를 보고 몇 백 엔을 내고 간단히 헤어지는 것. 점원 혼자 뭐라고 계속 떠들고 나는 아무런 말을 안한다(할 수 없다...). 그냥 그렇게, 웬지 모를 두려움이 있었던 것은 너무도 쉽게 해결이 되어버렸다.


Time Square를 일부러 지나쳤기 때문에, 다시 그곳이 보이자, 헤메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조금 내려가자 바로 서점이 나왔다. 서점으로 들어가서 원서가 있는 7층으로 가서 제일 먼저 과학쪽으로 가 보았는데, 책이 너무 없어서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칸트의 실천이성비판과 러셀의 서양철학사를 살까 하다, 러셀 책은 계속 갖고 다니다 결국 사지 않았다. Azar의 영문법 책이 3가지가 있어서, 앉아서 좀 읽다 잠깐 졸았다. 잠에서 깨서, 결국 러셀 책을 다시 꼽아 놓고 다른 쪽을 보다 오리가미 책을 발견했다. 조카들을 주려고 두 권을 샀다. 서점을 나와 다시 Time Square 광장으로 돌아가서 서점쪽으로 갔다. 그곳은 의외로 원서가 많아서 생물정보학과 Systems Biology 책에서 reference로 쓸만한 몇 페이지를 찍었다.


  밖으로 나와 일본 회사원인듯한 몇 명이 있는 공터에서, 옆에 앉아 담배를 하나 피우고 전철역으로 갔다. 그런데 공교롭게 JR이어서 1일 승차권을 쓸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승차권을 다시 구입해서 요요기에서 시부야까지 갔다. 그곳에서도 역시 조금 헤메다 로프트 문구점을 찾아 들어갔다. 1층이 gift여서 기념품을 생각했는데, 그곳이 아니고 말 그대로 목걸이나 반지같은 선물이었다. 6층까지 층별로 주방용품, 가구 등이 있어서, 난 그냥 나왔다. 그런데 알고 보니 지하에 문구점이 있어서 그곳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아무것도 사지는 않았다. 혹시라도 계산하다 실수를 하면 어쩌나(게다가 사람도 매우 많아서) 하는 걱정도 조금 되었고, 딱히 끌리는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로프트를 나와서, 수준이와 만나기로 한 요시다 성당으로 갈까 말까 망설였다. 도쿄 도청에서부터 느껴지기 시작한, 오른쪽 발 뒷꿈치의 통증 때문이엇다. 어차피 7시부터 7시 30분까지 기다려서 안 오면 그냥 오기로 약속이 되어 있긴 했었다. 하지만 차마 그럴 수 없어 간다로 출발했다.


  JR 선과 지하철을, 요전의 실수로 인해 노선도에서 구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지도에 나와 있는 전철 노선도를 이용해 아와지쵸까지 가서, 갈아타는 곳을 알 수 없어 직원에게 물어 봐서 결국 갈아타기는 했는데, 오차노미즈가 아닌, 신오차노미즈로 가는 곳이었다. 어차피 두 곳의 거리가 멀지 않아, 그곳에서 내려, 간다 지역의 서점은 다리가 아파 둘러볼 생각도 않고 요시마 성당을 찾기 시작했다. 도쿄 의대를 지나 편의점에서 빵과 우유를 사고 내려 가다 다시 올라와 우연히 요시다 성당을 찾았다. 성당이 왠 절같이 생겨 이상했다. 정문을 찾아 빙 돌아 내려가서야 정문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중간에 화장실이 하나 있었고, 때마침 어떤 남자 아이(대략 20살이 약간 넘은듯한)가 있어서, 그 사람한테 정문을 물어보려고 했다. 그런대 내가 볼일을 보고 나온 사이 어디론가 가 버렸다. 화장실은, 길가에 있는 공중화장실 치고는 깨끗한 편이었는데, 한국의 일반화장실보다는 약간 더러운 편이었다(특히 수원은 화장실 하나는 깨끗하게 되어 있다). 결국 다시 밑으로 돌아 내려가니 문같은 것이 하나 있었고, 저 안쪽으로 몇 대의 차가 보였다. 여기 저기 둘러 보니, 작은 나무 판자에 성당이라는 한문 두 글자가 보인다. 내가 알 수 있는 글자가 두 글자이고, 그 앞에 있는 것이 요시다 라는 글자인가 보다. 어쨌든 정문을 찾았다. 다시 도쿄 의대 맞은편 놀이터로 와서 빵과 우유를 마시고, 편의점에 가서 형광펜을 사서 성당 정문으로 갔다. 정문 안에 가로등이 비치는 계단이 있어서 그곳에서 지도를 펼쳐 놓고 오늘 왔던 곳을 형광펜으로 표시하고, 드디어 지하철 노선도 보는 법을 알아 냈다. 그러자 도쿄의 대충 교통 체계가 이해되었다.






  얼마 후 수준이가 와서 우리는 밥을 먹기 위해 밑으로 내려 갔다. 어디에서 먹을까 찾는데, 저 앞에 커다란 소 모양의 네온사인이 보인다. 내가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을 아는 수준이는 저기로 갈 것인지 묻는다. 어차피 먹는 것은 다 먹을 수 있고, 딱히 고기를 '싫어'하는 것이 아닌, '좋아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자고 하고 그 음식점 앞으로 갔다. 그런데 사람이 꽤 많이 기다리고 있어서 어떻게 할까 하다, 어차피 시간도 좀 늦고 했으니 그냥 거기서 기다린 후 먹고 가기로 한다. 3층으로 올라가자 몇 명의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나는 자리가 없어서 옆에 있는 의자를 끌어 와서 앉아 기다린다. 잠깐 앞으로 가서, 진열되어 있는 음식 중 우리가 먹을 것을 디카로 찍었다. 한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우리 차례가 되었고, 우리는 자리를 안내받아 앉은 후, 메뉴판을 보았다. 그런데 그림이 없고 글자만 있어서 종업원을 부른 후 디카로 찍은 것을 보여 주면서 갖다 달라고 했다. 나는 스테이크를 먹고 수준이는, 무슨 제육덮밥같은 것을 먹었다. 옆에서는 가족끼리 온 사람들이며, 젊은 남여, 남자들,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밥을 다 먹고도 조금 더 앉아 그날 있었던 일들을 얘기했다. 한 20분 정도 더 얘기를 하고 나와 숙소로 들어 왔다. 저녁 10시 정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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