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과학_비분류/과학_잡다

다시 생각하는 머피의 법칙

by adnoctum 2010. 5. 26.

2006-12-19 20:10



* 매표소에서는 내가 선 줄이 아닌 줄이 항상 더 빨리 사람이 줄어 든다.
==> 만약 다섯 줄이라면, 내가 선 줄이 가장 빨리 줄어들 가능성은 1/5이고, 내가 서지 않은 줄이 빨리 줄어들 가능성은 4/5이기 때문이다. 결국 두 줄 이상이면, 이 법칙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잘못 걸린 전화는 꼭 받는다.
==> 상대방이 받지 않았다면 잘못 걸었던 것 자체를 몰랐을 것이다. 물론, 요즘에는 통화 기록으로 나중에 알 수도 있지만...

* 코를 심하게 고는 쪽이 먼저 잠든다.
==> 코를 심하게 골지 않는 사람이 먼저 잠들었다면, 상대방이 코를 심하게 고는지조차 모른다. 결국 위의 명제는 코를 심하게 고는 쪽이 먼저 잠들어야만 성립한다.

이제부터는 대부분 기억으로 설명이 가능한 것들. 

*  평소에 자주 오던 버스도 내가 기다리면 꼭 늦게 온다.
==> 만약 내가 타려는 버스가 일찍 왔다면, 그런 경험은 기억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이것은 내가 직접 실험을 해 보았는데, 역시나 내가 기다리는 버스가 제일 먼저 오는 경우도 꽤 되었다.  

* 라디어를 틀면 꼭 좋아하는 곡이 끝난다.
==> 가만히 생각해 보면, 라디오를 틀어 내가 좋아하는 곡을 들은 경험도 꽤 된다. 결국 기억에 남는 것은 아쉽게 좋아하는 곡이 끝나갈 때 라디오를 튼 것뿐이다.

* 사면서 좀 창피한 물건일수록 바코드를 찍을 때 문제가 생긴다.
==> 별 것 아닌 물건을 계산할 때 바코드에 문제가 생겨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기 때문에 기억에 잘 남지 않는다.



그 이외의 수많은 경우가 기억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즉, 굳이 머피의 법칙에 반하는 일을 경험하더라도 그런 경험은 그냥 쉽게 잊어버린다. 반면 재수없게 머피의 법칙이 들어 맞는 경우는 머피의 법칙을 떠올리며 기억을 하게 되는 것이다. 본래의 머피의 법칙인, "두 대안 중 나쁜 것을 선택하는 사람이 꼭 있다." 이것도, 두 대안 중 어느 하나만을 선택하는 것은 확률적으로 그렇지 않은 것보다 더 어렵기 때문이다. 즉, 10명의 사람이 있으면, 그들 모두가 대안 A를 선택할 확률은 1/1024로, 한 명이라도 다른 대안을 선택할 확률보다 월등이 낮다.




결국 머피의 법칙은 확률기억의 메커니즘으로 보면, 당연한 것이다.


참고: 초두효과

끝.

그 후.
아, 짜증나... 코딩하면서 짜증나는 경우는 꽤 있긴 해도, 이렇게 parsing해야 할 것의 구조가 개떡같아서 짜증나는 경우는 좀처럼 드문데... 너무 머리가 아파서 잠시 쉬는 동안 써 본다.

'과학_비분류 > 과학_잡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화에 대한 오해2  (5) 2010.06.10
진화에 대한 오해  (5) 2010.06.02
예쁜 사람치곤 똑똑하군?  (0) 2010.01.04
오늘 생일인 사람은 몇 명?  (0) 2010.01.04
로또 2주 연속 같은 번호 당첨 확률  (0) 2010.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