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누구에게나 두 번째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Everybody has a second-chance.)

난 이 말이 좋다. 왜냐 하면, 실패는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패는 거의 모든 과정에서 생기는 것을 고려했을 때, 우리에게 실패가 단순히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다는 점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잊게 해준다. 만약 실패가 없었다면 뛰어난 능력을 의미하기 보다는 도전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위 그림의 저작권이 문제 될 시 알려 주세요. bburn.net 에 위 그림 사용에 대해 허락을 구하는 글을 몇 년 전에 올렸고 상당히 오랫동안 답변을 못 받았던 것 같은데 지금 찾아 보니 아예 글이 없네요. 한 5~6년 전에 올렸던 것 같은데...)

그렇다고 어떻게 사람이 살면서 모든 실패에 대해 낙담하지 않고 걸어 나아갈 수 있는가. 낙담하는 것은 오히려 인간다운 면일지도 모른다. 유안진의 지란지교에서처럼, 난 그래서 실패에 대해 가끔씩은 낙담하는 사람이 모든 실패에 대해 강인한 사람보다 더 인간적임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만약 그것이 내가 그 일을 그만두어도 되는 것에 대한 단순한 명분에 불과하다면 인간다움이 없지는 않지만 인간미가 있다고는 말하지 않으련다. 그러니까 결국 진정한 인간미란 낙담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낙담했다가도 다시 일어서는, 그 일어서는 것에 있는 것이다. 

   나태는 좋은 피난처이다. 구실은 그 피난처를 좋아한다. 비록 그 안에서는 당장의 안락함을 느낄지는 몰라도 그 안락함은 불쾌한 냄새를 갖고 있다. 너무 오래 있으면 몸에 배어 든다. 자신은 모른다. 남은 안다. 비가 온다고 여정의 중간에 있는 처마 밑에서 마냥 비가 그치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는 것이다. 사람이니까 잠시 그 안에서 비를 피할 수는 있어도 다시금 비를 뚫고 목적지를 향해 한 걸음을 내딛는다. 

   도전정신은 보다 어려운 것이다. 실패에 대한 내성이 도전정신의 필요조건이긴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도 실패를 할 수 있고, 그래서, 도전정신이 별로 필요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할 수 있다. 따라서, 도전정신이 아니라 우선 실패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래서, 도전정신을 말하기 전에 우선 실패에 대한 내성을 기르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고, 이것은 후에 도전정신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어차피 실패하게 되어 있다. 문제는, 그 실패를 딛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다. 

나는 오늘의 이 말들이 단순히 듣기 좋은 말을 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