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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관련/그냥생물학

때: 은퇴한 최전방 수비수

by adnoctum 2010. 2. 1.
2006-08-27 01:05

 

나무는 나무껍질이 있고, 물고기는 비늘이 있고, 게는 게딱지가 있고, 메뚜기는 외피가 있고, 개나 고양이는 털이 있다. 그렇다면 사람은?

 

  사람에게는 피부가 있다. 위에서 나열한 것들, 비늘이나 나무껍질과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이 사람에게도 있는데, 그것은 피부의 가장 바깥쪽 세포이다. 때는 이 세포가 떨어져 나온 것이다.

 

  생체 조직(게든 새우든 뱀이든 나무든)은 외부 환경과 가장 직접적으로 만나는 부분을 강하게 하여 안쪽의 약한 세포들을 보호한다, 외부의 물리적 충격으로부터 보호함과 동시에 수분이 증발되는 것(desiccation)으로부터. 물론 예외도 존재한다(생명 과학에서, 예외가 없는 것이 있다면, 예외가 없는 것이 없다는 사실뿐일 것이다) - 남녀의 성기나 유두가 그런 곳이다.

 

  피부의 가장 바깥쪽에 존재하는 세포는, 그 이외의 세포들과는 달리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거의 채워져 있다. 사실 피부의 가장 바깥쪽 세포는 살아 있다고 하기 힘들다.

 

외부 환경에 직접적으로 맞딱뜨려야 하기 때문에 표피는 케라틴으로 꽉 채워져 강한 보호막을 형성한다. 표피의 이런 성질은, 표피 아래쪽 세포에게 크게 세 가지 역할을 한다. 첫째로, 다른 세포의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막아 준다. 두번째는 외부의 물리적 충격에 대해 보호해 준다(성기나 유두는 이런 표피가 없기 때문에 물리적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것이 아마도 성감대가 될 수 있었던 이유일 것이다. 혀는 좀 다르게, 입 안에 있기 때문에 표피가 필요 없었다). 세번째는 외부의 병원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아 준다.

 







피부는 위와 같은 구조를 갖고 있는데
, 가장 밑에 있는 층의 세포는 줄기 세포1)이다., 가장 안쪽 세포는 계속 분열을 한다. 그 세포들의 계속적인 생장을 가능하게 하는 자극basal lamina라는 층에 붙어 있는 것이다., basal lamina에 붙어 있음으로써 죽지 않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basal lamina는 위의 그림에서 검은 가로줄이다. basal lamina에 붙어 있는 세포들이 죽지 않고 계속 분열을 하게 되면, basal lamina를 그러한 세포들이 꽉 채우게 될 것이다. 그 상태에서 세포들이 분열을 하게 되면, 결국 basal lamina에서 떨어져 나오는 세포가 생기게 된다. 그 세포는 아래쪽에서 계속 분열해 나오는 세포에 의해 바깥쪽으로 떠밀려 올라 가게 된다. 그러면서 그 세포들은 케라틴으로 꽉 차게 된다. 결국 가장 바깥쪽에 도달했을 때는 케라틴만으로 된 세포가 된다(이 때의 세포는 살아 있다고 하기 힘들다). 이러한 세포들은 앞에서 말했던 기능을 담담하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표피가 계속 붙어 있는 것은 아니고, 아래층과 붙어 있는 힘이 없어지게 되면 표피에서 떨어져 나오게 되는데, 그것이 때이다. 즉 때는 표피의 세포가 먼지와 섞여서 만들어진 것이다. 성기나 유두에서 때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그것들에는 때의 구성 요소인 표피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때란, 우리 몸의 가장 바깥쪽에서 여러 자극으로부터 안쪽을 보호해주던 세포가 그 역할을 다하고 우리 몸을 떠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뱀이 허물을 벗고, 개가 털갈이를 하지만 사람은 때를 벗어버리는 것이다.




주1) 줄기 세포는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로 알려지기도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totipotent stem cell과 multipotent stem cell로 구분을 지어야 하는데, 앞의 것은 말 그대로 전지전능한 세포로 생체 내의 그 어느 세포로도 분화될 수 있는 것이고, 뒤의 것은 분화할 수 있는 경로가 어느 정도 결정되어 있는 줄기 세포이다. 전지전능한 세포의 예로는, 쥐가 발생할 때, 수정란에서 8개의 세포로 분열되었을 때 까지의 세포로, 그 때의 세포는 어느 조직의 세포로든 분화할 수 있다. 반면 혈액의 줄기 세포는 비록 백혈구(모든 종류의), 적혈구, 혈소판으로 분화할 수 있으나 신경 세포나 근육 세포로는 분화할 수 없다. 여기서 말하는, 피부의 줄기 세포는 엄밀히 multipotent stem cel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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