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가 반드시 한 번은 한다는 질문, "엄마, 왜 자꾸 달이 따라와?"
그것은 사람이 '거리'를 인지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사람이 움직였을 때, 그 움직이기 전과 후에 한 물체를 보았을 때, 그 물체를 보는 각도가 많이 바뀌면 그 물체는 가까운 곳에 있는 것으로, 조금 바뀌면 먼 곳에 있는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다음 그림과 같다.
사 람이 같은 거리를 이동했을 때, 각도 A와 B 중 A가 더 크고, 그래서 녹색 네모를 더 가까운 곳에 있는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것은 motion parallax라 하여,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일수록 시야에서 더 빨리 움직인다고 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래서 물체가 멀리 있으면 멀리 있을수록 우리가 움직이기 전과 후에 그것을 보는 각도가 줄어들게 된다. 달과 같이 아주 멀리 있는 것은 우리가 아무리 많이 움직여도 그것을 보는 우리의 시야각은 별로 변하지를 않는다. (실제로는 3차원적으로 각도를 생각해야 하지만)
결국 달이 계속 따라오는 것 같은 이유는, 우리가 어디를 가도 달이 보이기 때문이고, 그것은 우리가 아무리 움직여도 달을 보는 우리의 시야각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겨우 너댓살 된 아이들에게 이렇게 설명해 줄 수는 없겠지...? 음..., 보통 이런 질문은 아이가 자동차를 타고 갈 때 하므로,
"OO야, 요 앞의 나무하고 저 멀리 산하고 어느 게 더 빨리 움직여?"
"나무."
"그래, 이렇게 우리하고 가까운 곳에 있는 건 빠르게 움직이지.근데 달은 아주 멀리 있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고 계속 거기에 있는 거야."
라고 하면 되려나...
얼마 전 초등학교 3학년 조카 녀석이, "삼촌, 근데 '공간'이 도대체 뭐야?" 까지 질문을 할 정도인 것을 보면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똑똑한 것 같으니...
ps. 위의 얘기는, '경험적으로 가까운 것일수록 빠르게 움직인다는 것을 알았기에, 움직이는 속도가 빠른 것일수록 가까운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다'와 같은 주장도 할 수 있다.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거리와 시야에서의 속도가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는 모델일 뿐이니까.
'과학_비분류 > 과학_잡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화에 대한 오해 (5) | 2010.06.02 |
---|---|
다시 생각하는 머피의 법칙 (0) | 2010.05.26 |
예쁜 사람치곤 똑똑하군? (0) | 2010.01.04 |
오늘 생일인 사람은 몇 명? (0) | 2010.01.04 |
로또 2주 연속 같은 번호 당첨 확률 (0) | 2010.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