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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

여기 주머니가 있었네

by adnoctum 2011. 1. 13.


   마치 시골에서 사용하는 포장같이 조밀한 재질이 외피로 사용되었기에 바람이 불어도 따뜻한 옷을 한 1, 2년 전에 샀다. 추위를 잘 타진 않지만 어쨌든 그래도 이 옷을 자주 입긴 했는데, 안주머니가 없어서 참 불편했다. 물론 밖에는 주머니가 양쪽에 모두 4개가 있었지만, 어디, 남자 윗도리가 안주머니가 없다니, 하며, 주머니가 불룩해질 때면 새삼스러운 불만이 입으로 새어 나오곤 했었지.

   엊그제 방에 룸메이트랑 같이 들어 갔는데 녀석이 옷을 훌렁훌렁 벗더니 쪼르르 먼저 샤워를 하러 들어 갔다. 난 굳이 옷을 빨리 갈아 입을 필요가 없어서, 그래서, 방에 우두커니 서서 그 옷의 안쪽을 살펴 보았다. 털이 붙어 있는 안감이 옷에 바느질로 강력하게 붙어 있었는데 난 여태까지 그 부분이 바느질로 고정시켜 놓은 것인 줄 알았는데 조금 당겨 보니 단추였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단추를 푸르기 시작했다. 거의 다 풀었을 무렵, 안쪽에 왠 이상한 모양이 보인다. 응? 뭐지, 하고 단추를 하나 더 풀어서 보니, 안주머니였다!!! 이것을 이제서야 알다니, ㅋㅋㅋ. 그래서, 이번에는 오른쪽 부분을, 주머니가 있다면 있을만한 위치의 단추를 먼저 풀어서 보니, 올레~!, 이 쪽에도 안주머니가 있었다. 아, 어찌나 기쁘던지, ㅋㅋㅋ.

   그 다음 날, 잘 알고 있는 한의사 선생님이 학교로 오셔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같이 집에 가는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내가 저 이야기를 했다. 산 지 일년도 더 지난 후에야 안주머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그랬더니 한의사 선생님께서, 원래 남자 옷은 대부분 안주머니가 있지. 그런데, 그 옷은 오른쪽에도 안주머니가 있네. 내 것에는 없는데. 하시더니 입고 계시던 옷의 오른쪽 안을 들어 보이신다. 그러더니, "어!! 나도 있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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