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낙관주의자이기 보다는 비관주의자에 가깝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여기서 '가깝다'는 것 역시 나 스스로 이 결론을 받아들이는 것에 상당한 주저함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겠지. 여하튼, "학습된 낙관주의" (Learned Optimism)이란 책에 나오는 자가 진단한 것을 살펴 보면,
+ 영속적 나쁨 (Permanent Bad, PmB): 4점 - 평균,
+ 영속적 좋음 (Permanent Good, PmG): 3점 - 다소 비관적,
+ 어디서나 나쁨 (Pervasiveness Bad, PvB): 5점 - 다소 비관적,
+ 어디서나 좋음 (Pervasiveness Good, PvG): 1점 - 매우 비관적,
+희망 (Hope score for bad events, HoB): 9점 - 다소 절망적,
+ 개인적 나쁨 (Personalization Bad, PsB): 7점 - 자부심이 매우 약한 편,
+ 개인적 좋음 (Personalization Good, PsG): 4점 - 평균,
+ 나쁜 정도 (B) 총점: 16점 - 변화가 절실히 요구,
+ 좋은 정도 (G) 총점: 8점 - 굉장한 비관주의자,
+ G - B: -8점 (< 0 )점 - 매우 비관적인 점수.
전반적으로 번역이 별로 매끄럽진 않은데 어쨌든 책에 나온 설명을 덧붙이면,
+ 영속적 나쁨(PmB)는 자신에게 생긴 불행의 원인이 영속적인 것이라 생각하는 것,
+ 영속적 좋음(PmG)는 자신에게 생긴 좋은 일의 원인이 계속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 어디서나 나쁨 (PvB)는 실패의 원인이 보편적일 것이라 생각하고 어느 하나에서 실패하면 다른 모든 것에서 실패한다고 생각하는 경향,
+ 어디서나 좋음 (PvG)는 나쁜 일의 원인을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좋은 일의 원인을 보편적으로 보는 것, 그래서 좋은 일을 경험하면 다른 일들도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는 것,
+ 개인적 나쁨(PsB)는 나쁜 일을 당했을 때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는 것,
+ 개인적 좋음(PsG)는 좋은 일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는 것,
정도로 설명이 나와 있다. 또한, 번역본 책에는 "상당히"란 부사가 사용되었는데 원문에는 moderately 라고 되어 있어서 난 위에서 '다소' 라는 부사를 이용했다 - 나름 변명, ㅋ.
책에 나온 자가 진단은 이 곳에서 해볼 수 있기는 한데 영어다, >.<"" 난 영어로 먼저 해보고 결과가 영 안 좋아서 혹시나 하고 번역본 책을 도서관에서 찾아서 해보았는데, 역시나, 결과는 같다, >.<"" 위 진단에 어느 정도 신빙성을 느낀 이유는 나같은 경우 점수가 낮은 게 나쁜 경우면 낮고, 높은 게 좋은 경우면 낮고, 하는 패턴이 일관된다. 또한, 저자가 의사이며 책이 상당히 과학적 근거를 갖고 씌여 있다는 점. 미하이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을 어느 정도 신뢰했던 것처럼, 그래서 위 결과도 어느 정도 신뢰... 를 하는데, 그렇다면 나는 변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굉장한 비관주의자란 결론, ㅜ.ㅜ 어떤 문항의 경우, "아니, 도대체 이런 경우 이렇게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단 말이야?" 하는 것이 있는 것으로 봐서 난 정말 비관적 사고에 깊이 물들어 있는 것이다.
특히 1 점이 나온, 어디서나 좋음, 이나, 개인적 나쁨(이건 총 8점 중 7점...), 은 더이상 말 할 여지가 없다. 난 여태껏 내가 생각하는 방식의 반대로 생각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항목을 보며,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후배한테 "야, 나 비관주의자로 나왔어", 하니까, "그건 누가 봐도 그렇지 않아요?", >.<""
그래, 내가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 오긴 했지. 그런데 난 여태껏 그런 말들을 대체로 받아 들이지 않았고, 나 스스로는 매우 긍정적인 사람이라 생각하며 살아 왔었다. 스스로 긍정적이라 생각했던 근거는 뭔가 안될 것 같거나 상황이 어려울 때 그 상황을 완벽히 해결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개선시킬 수 있다는 태도를 취하는 것. 그런데 생각해 보면 딱 그것만이 내가 가진 긍정적 성향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무엇이 낙관적 태도이고 무엇이 비관적 태도인지조차 구분을 잘 못 하고 있다는 얘기인데, 따라서 이 책을 읽어 볼 필요를 느낀다. 단순히 장난스럽거나 농담을 자주 하거나 웃어 넘길 수 있다고 낙관주의자가 아닌 것이다. 적극적이라는 것도 실상 이것저것 이사람저사람 별로 눈치 안 보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는 것에 가깝지 진정으로 적극적인 것, 불확실한 상황에서 희망을 갖고 도전하는 그런 적극적인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래, 내가 아무리 스스로 "난 긍정주의자야, 흥, 당신들이 오히려 부정적인 것이라구, 내가 얼마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인데!", 라고 생각하고, 말한다고 해서 긍정주의자는 아닌 것이다. 나 스스로도 요즘 이런 나의 발언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단 말이지, 뭔가 모순들이 보이기 시작했단 말이지. 그래서 이 책을 읽어 볼 요량으로 검색좀 하다가 위 자가진단을 하게 된 것이다. 1
좌우지간 요즘들어 많이 느끼는 것은 한 인간으로서의 나의 부족함인데, 그래서, 인간개조프로젝트에 돌입해야 한다. 우선 얼마 전 읽은 "비폭력 대화"와 이 책 "학습된 낙관주의"를 잘 소화시켜서 실생활에 '일부러라도' 적용하는 식으로 진행해야 겠다.
- 이것은 마치 애니 메트릭스같이 약간의 모순들이 이따금씩 튀어나오는 느낌이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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