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에서 벗어나면 뭔가 해야할 일을 하지 않는 것 같아서 불안한데, 그렇다고 자리에 앉아 있는다고 해서 딱히 연구를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다. 뭔가... 여유가 많이 없어졌다. 실상 따지고 보면 시간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시간이 다소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시시때때 연구에 대해 생각을 하긴 하지만 매우 짧은 시간만 지속될 뿐이다. 왠지 손에 잡히진 않고, 그래서 다른 것을 하면 마음 한 구석에 계속 그 생각이 남아 있고. 이건, 뭐, 이도저도 아니구만... 시험 공부해야 하는데, 하는데, 걱정하면서 노는 학생들처럼. 이런 상태는 참 바보같은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놀려면 확 놀던가, 그게 아니면 그냥 열심히 공부를 하는 방식을 택해 왔었는데, 흠, 연구는 조금 다른 듯. 뭐, 다른 이유는 내가 시험 성적에 연연해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초탈함?을 연구에 대해선 적용할 수 없다는 것 때문이겠지. 시험도 그렇고 학점도 그렇고, 하여튼 성적에 관한 것에선 참 많이 자유로웠는데, 연구에 대한 것은 그것이 조금 어렵고, 그래서 여유를 잃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마음 속의 짐을 잠시나마 내려 놓을 수 있어야 여유를 찾을 수 있을텐데, 그것이 조금 힘든 듯.
여전히 끊임없는 의문과 질문들, 회의가 나를 점령한다. '이게 의미가 있나?', '뭐야, 뻔한 거잖아.', 등등등. 그런데, 오늘 나의 행동 방식의 특징을 하나 알게 되었다. 그것은, 나는 결과가 나오면 전부 이해할 수 없으면 그 결과는 버리곤 했다. 그냥 결과가 그렇게 나왔기 때문에, '이렇게 결과가 나왔다', 라고 한 뒤 가능한 몇 가지 설명을 덧붙이면 되는데, 나는 여태까지 뭔가 명확히 설명될 수 없다면 차라리 버리는 쪽을 택해 왔었다. 아, 이럴 땐 정말 실험을 하고 싶다니까... 그런데, 다른 논문들을 생각해 보면, 일단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는 것을 보여준 후 저자가 생각하는 해석을 덧붙이지.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솔직하게 이런 특징은 이런 의미로 생각되지만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라고 얘기하고. 그런데 난 계속, 설명할 수 없는 몇 가지가 섞여 있으면 그것 때문에 전체 결과를 버려 왔었지. 혹은 너무 뻔한 몇 가지가 섞여 있을 때도.
음... 너무 뻔한 것이 섞여 있다는 것은 그래도 꽤나 긍정적인 것인데, 최소한 제안한 방법이 엉뚱한 것은 아닐테니...
아직도 연구를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 >.<""
요새 유난히 저 노래가 끌리던데, 아무래도 은연 중에 계속, 뭔가 자신에 대해서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