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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잡놈을 위하여

by adnoctum 2012. 11. 19.

   자신이 갖고 있는 신념이나 취향에 결부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많은 것이 우리의 행동을 제약하고 있으며, 그 중의 제일은 자신의 특성을 규정한 자신의 사고이다. 만약 자신을 '잡놈'으로 규정해버린다면 참으로 많은 자유를 느낄 수 있다. 나는 잡놈이다.




   나는 잡놈이다. 그러기에, 가진 것이 없고, 그래서 거칠 것이 없다. 가진 것이 없다면 우리는 잃을 것도 없고, 그래서 거칠 것이 없게 된다. 체면이나 명예, 소속감, 부, 이 많은 것들이 우리를 잡놈보다 더 소중한 놈이라고 착각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많은 행동에 대한 스스로의 규제가 생겨 난다.

   해야 되면 닥치는 대로 하는 거지, 자존심 따위가 뭐가 필요해. 배워야 되면 닥치는 대로 배우는 거지 전공 따위가 뭐가 중요해. 물론 해야 되거나 배워야 한다는 당위성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도 있으나, 일단 그것을 받아들이면 닥치는 대로 하는 거다. 그렇게 했는데 안되면? 안되면 마는 거지, 뭐. 잡놈이니 가진 게 없기에 잃을 것도 없으니까.

참고
아니면 말고
자부심은 독이 될 수도 있다.


ps. 내가 책임감이란 글에서 잡놈에 대해 살짝 언급을 하였는데, 현명함은 구분을 필요로 한다. 잡놈정신이 무책임에 대한 변명이 되지 않도록 구분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또한 나는, 기존 프레임에 대한 무조건적 반감인 중2병도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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