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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_생각

사람이란 것에 대한 자부심

by adnoctum 2010. 8. 8.

2010-04-28 10:43

   리처드 도킨슨의 이기적인 유전자, 그리고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유전자라는 정보의 흐름을 매개하는 개체로서의 인간이란 관점은 아무래도 너무 인간을 수동적 개체로 전락시키는 것 같아서 이기적인 유전자는 읽다 말았다. 언젠간 다시 읽어볼 생각이 있긴 하지만. 종의 기원을 읽으면 인간은 자연의 다른 개체와 달리 환경을 변화시키며 살아 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은, 사고라는 독특한 방법을 통하여 외부의 물리적 세계를 추상적 세계로 사상(mapping)시키고, 추상적 세계에서 다루어진 결과를 다시 물리적 세계로 사상시키며 살아가는 독특한 방식을 택하고 있다. 물리적 제약 조건이 다소 완화된 추상적 사고체계를 갖고, 그것을 다루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인간을 다른 종에 비해 좀 더 강인한 생존능력을 부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러나, 결국 그것도 하나의 체계이기 때문에 그것이 포함되어 있는 보다 큰 체계가 있고, 사고체계 역시 한계를 갖고 있다. 또라이같은 생각만 하는 사람은 생활하는 것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행동의 수준은 사고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는 것이다. 문화적 사고관, 시대적 사고관 등 수많은 한계들이 우리들의 사고를 제한하고 있다. 내가, 우리나라에서, 지금 이 시대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수많은 것들이 그 당위성을 잃는 경우는 수도 없이 재현되어 왔다.

   비단 그러한 다소 고상해 보이는 추상적 체계의 한계 뿐만이 아니더라도 인간 역시 결국은 유기체로서 갖고 있는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 때가 되면 식당 앞으로 줄지어 이동하는 사람들과, 바닥에 떨어져 있는 과자부스러기에 몰리는 개미는 그런 차원에서 정확히 같다. 이제는 물론 그러한 저차원적 공통성이 다른 층위의 차이를 없애지는 않는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바로 그 다른 층위인 사고(생각/가치관/사고관)까지 갇혀 있는 경우를 볼 때마다 과연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에 대한 회의를 하지 않을 수 없다.







- 미몹 백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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