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으로 세속적 기준에서 벗어날 것을 목표할 필요는 없음을 안다. 이것은 곧 내 행동이 세속적 기준에서 벗어나도 크게 개의치 않아도 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알려 준다. 일부러 '별나게' 행동할 필요는 없을지라도 내 행동이 결과적으로 '별나게' 받아들여진다 하여 그것을 억제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나에게 보다 본연적인 것은 내가 행하고자 하는 그 대로 행함이며 그것에 대한 타인들의 규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자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좇고 추구하는 것이 자본이 아닐 필요성은 내가 좇는 것이 자본을 부가적으로 생산한다는 사실 자체를 거부할 필요성까지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일부러 자본을 거부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보다 본질적인 것은 특정 행위이며 그것이 자본을 생산해 내는가 아닌가는 부차적인 문제이다. 만약 자본을 생산해 낸다 하여 어떤 행위 - 그 행위는 자기가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것임에도 - 를 거부한다면 오히려 이 태도가 자본에 종속된 것이다.
어떤 행위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그 자유로움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도 자유로워짐을 의미한다. 억지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면 결코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 한 번도 맞딱뜨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하는 것은 대체로 기만적인 결과를 낳기 마련이다. 분명 그럴 것이라 외치고 주장했건만 막상 닥치고 보니 그러기 힘들더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오히려 여러 번 맞딱뜨렸음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그것을 거부할 수 있었다면, 그렇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자유로운 태도이다.
나는 한 때 많은 규칙들을 이용하여 나의 행동을 규정하려 했고 그것이 두려워 했던 것은 어떤 것에 구속된다는 것이었다. 나이, 학벌, 학위, 전공, 성별, 지역, 시대, 국가, 등등등. 그러나 이제는 조금 생각이 바뀌어 이런 것으로부터 일부러 자유롭고자 노력하지는 않는다. 이 노력이야말로 나를 구속하고 있는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본연적으로 성별도, 소속도, 학위도, 전공도, 국가도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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