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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여행/런던(2008)-학회

넷째 날 - 강연

by adnoctum 2010. 7. 19.


2008년 3월 28일 금요일 - 넷째 날 강연




2008 3 28일 금요일 오후 1 (한국 시간: 2008 3 28일 금요일 오후 10)


   오늘의 첫 번째 강연은 bacteria flagella를 조절하는 pathway가 왜 여러 개 존재하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두 번째 강연은 glycolysis pathway reconstruction하는 것이었는데 발표가 전혀 구조적이지 않았고 내용도 그리 썩 와 닿지 않았다. 세 번째 강연은 cell cycle protein들이 transcription post-translational regulation에 의해 동시에 조절받는 것에 대한 것이었다. 네 번째 발표는 budding yeast budding을 할 때의 membrane dynamics에 관한 것이었다. 다섯 번째 발표는 bacteria reactive oxygen species, 특히 singlet oxygen에 대한 defense mechanism을 갖게 되었다는 것과 그 시기를 지구의 환경 변화와 연관시킨 강연이었다. 전반적으로 오전의 세션들은 재미있었다.


  첫 번째 강연이 제일 인상 깊었다. 나는 항상 최소한 mammalian 정도는 되어야 내가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첫 번째 강연의 연사가 말하길, 작은 생물체를 연구함으로써 생체 시스템에 대한 여러 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은 박테리아를 연구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녀의 연구 주제는 bacteria flagella를 조절하는 pathway에 관한 것이었는데, Rodobacter의 경우 하나의 flagella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조절하는 경로가 두 개가 존재한다고 한다. 하나를 조절하는 것이 왜 두개가 되어야 했을까 하는 의문이 연구의 시작점이었다. pathway에 관련된 단백질들이 서로 cross-talk을 하는지 in vitro에서 알아 보았더니 꽤 많은 cross-regulation이 발견되었다. 그 두 pathway에 관련된 단백질들이 bacteria의 어느 곳에 위치하는지를 GFP-fusion protein을 이용해 밝혀 내었다. bacteria의 경우 chemotaxis에 관련된 단백질들은 박테리아 내부의 위치가 어느 곳이냐에 따라 작용 기작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우선 그 위치부터 살펴본 것이라고 한다. 또한 over-expression을 하면 원래의 위치가 아닌 다른 곳으로 단백질이 갈 가능성이 있고 그러면 제대로 된 연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fusion protein을 적당히 발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알게 된 것은, pathway에 관련된 단백질들은 일반적인 패턴과 같이 박테리아의 머리쪽에 주로 밀집되어 있는 반면, 다른 한 pathway에 관련된 단백질들은 cytosol의 중간에 주로 분포한다는 것이다. 그 뒤 내용을 다 따라갈 수는 없었는데, 결론적으로는 cytosol에 분포하는 pathway pole 쪽에 분포하는 pathway cross-talk을 하는 이유는, metabolic state에 의해 cytosol에 있는 pathway가 영향을 받고, 이것에 의해 외부의 신호를 감지한 pole 쪽 의 pathway에 의한 반응이 변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즉 외부의 환경이 동일하다 하더라도 내부의 metabolic state를 감지하는 또 다른 pathway와의 cross-talk에 의해 bacteria의 움직임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강연은 Cdk에 의해 영향을 받는 cell cycle protein (CCP)들의 transcription factor (TF) Cdk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이 있다면 feed-forward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가정 하에, transcription에는 time-delay를 고려한 모델링을 통하여 그런 것이 있는지를 찾아 보았다. Cdk substrate TF를 골라낸 다음 Gene Ontology에 서 cell cycle과 관련된 것을 찾아 내었는데, 그 비율이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는 activator/inactivator , +/- 의 부호를 그 기능에 따라 각각의 단백질에 부여한 후, Cdk가 과연 cell cycle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확인하여 보았다. Cdk의 양에 의해 줄고 느는 substrate 들을 각각의 경우 ( 8 가지 경우) 별로 그려 보면, 어떤 단백질들은 Cdk가 늘어날 때만 증가했다 감소하고, 어떤 것들은 Cdk가 감소할 때만 늘어 났다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다. 이것은 즉 G/S transition에서반 기능을 하고 그 반대 방향으로는 기능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각각의 경우에 따라 cell cycle의 진행 과정에 따른 Cdk의 양을 기준으로 하여 각각의 substrate들의 패턴을 분석하여 각 substrate가 어느 단계에서 작용을 할 것이며 그 때의 기작이 Cdk TF에 의해 어떻게 regulation 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한 발표였다. 마지막으로 그와 같은 paradigm에 맞는 몇 개의 실제 예들을 보여 주었다. 아직 실험이 없었기 때문에 2% 부족하긴 했으나 approach 자체는 재미있었다.


  다섯 번째 발표는 signlet oxygen defense mechanism에 관련된 gene 들 을 75 종의 bacterial genome을 분석하여 찾아내는 것이었다. 우선 한 종에서 알려진 oxidative stress sigma factor를 조절하여 singlet oxygen defense 에 관련된 gene들의 mRNA를 찾아낸 후 promoter analysis를 하여 다른 종에서 같은 기능을 할 것이라 예측되는 gene 들을 찾아 내는 것이었다. 그 후 그러한 gene 들을 많이 갖고 있는 bacteria들을 phylogenetic analysis해 보았더니, 주로 산소가 지구 상에 나타나는 시기와 맞물려 나타났다고 한다. 즉 그 이전에는 산소가 지구 상에 없었기 때문에 photosyntic process by-product singlet oxygen에 대한 defense mechanism이 필요 없었지만, 산소가 나타난 이후에는 광합성 작용이 부산물로 signlet oxygen이 생겨났고, 그 당시의 미생물들부터는 그것에 대한 defense machanism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오후 6 50 (한국 시간: 2008 3 29일 토요일 새벽 3 50)


  오후 첫 번째 세션은 yeast mating에 관련된 것이었다.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이었고, 두 번째 것은 yeast에서의 여러 module interaction에 관련된 것이었다. 이것은 현재 내가 어느 정도 해 놓은 module-module interaction 과 비슷한 개념이었다. 생각나는 것은 stress가 있을 경우 cell cycle이 늦어진다는 것이었다. 즉 살기 바쁘니까 분열이 좀 늦어진다는 개념이다. 세 번째 것은 G-protein에 관련하여 synergistic effect에 관련한 것이었다. 네 번째 것은 RNA silencing circadian clock에 미치는 영향이었는데 상당히 많은 부분은 그냥 지나가고, 모델링의 방법들을 deterministric vs. stochastic 등등의 몇 가지로 분류한 후, 하나의 시스템을 서로 다른 방법으로 simulation 하였을 때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말을 하면서, 따 라서 simulation을 할 때는 어느 modeling 방법이 더 적합한 것인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이 발표를 한 사람이 말하고 싶었던 것이 이 것이었기 때문에 내용에 관련된 것들은 자세히 다루지 않았다. 다섯 번째 것은 phenotype에 관련된 단백질들은 PPI network에서 hub인 것일 가능성이 많다는 내용의 발표였다. phenotype을 변화시키는 단백질/유전자 - 그들은 이것을 phenotype capacitor라 불렀다 - 를 전부 선별한 후 PPI network 상에서 그것들을 살펴 보면 그 자체로 여러 개의 PPI partner를 갖거나 그것의 PPI partner가 여러 개의 PPI parnter를 갖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phenotype variation이 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와 관련된 유전자는 어느 정도 변화해도 cell에 치명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실제로 knock-out되 었을 때도 단지 yeast growth rate만 을 감소시킬 뿐이었다고 한다. phenotype capacitor로 작용하는 단백질들에 대해 Gene Ontology Enrichement analysis를 했는데 responst to stress 와 몇 개 더 나왔다고 했는데, 왜 그것들이 phenotype variation과 관련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고 넘어 갔다. 또 한 PPI partner를 여러 개 갖는 단백질 중  phenotype capacitor로 작용하지 않는 것들은 왜 그런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그 다음 사람은 준성이였고, 그 다음 사람은 calmodulin CaM kinase에 대한 molecular modeling에 대한 것이었는데 전혀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발표하는 사람이 'really cool'과 같은 말을 여러 번 하면서 스스로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무슨 일을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그 사람은 그 일을 정말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오늘 일정이 모두 끝났다.

 

오후 820 (한국 시간: 2008 3 29일 토요일 새벽 520)


  오후에 software demo가 있었다. 나는 세 번째 것인 image analysis에만 관심이 있어서 공지된 시간인 8시에 갔더니 거의 끝나 있었다. 그 런데 그 software는 첫 번째 날 있었던 발표에서 살짝 한 것이었기 때문에 대충 무엇인지는 알 수 있었다. 끝나고 바로 방으로 왔다.

 

 

  오늘도 역시 6시 반쯤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 생각해 보니 아침에 안 좋은 꿈을 꾸었는데, 내 꿈은 맞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별 걱정은 안 되지만, 그래도 조금 그렇다. 씻고 아침을 먹고 다시 방에 와서 양치를 하고 곧바로 강연장으로 갔다. 어제 저녁 잠깐 해가 비추더니 오늘 아침은 평소와 같이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고,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바람까지 강하게 불고 있었다. 옷 젖게 오던 비는 오후가 되면서 잦아들었지만 바람은 여전히 세게 불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기온이 조금 낮은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대기 상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다. 약간 쌀쌀한듯 하면서 아주 어두운. 길 가 곳곳에 높고 낮게 서 있는 가로등들. 저녁의 가로등. 어 둠 속의 바람, 그리고 쌀쌀함. 이만하면 더이상 바랄 게 없이 완벽한 밤이다. 엊그제부터 본격적으로 강연을 듣고 밥 먹고 잠자고 하는 일정이 하나도 바뀌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더구나 이 학회는 저녁을 먹고도 세션이 있기 때문에 저녁까지 다 듣고 나면 도무지 무엇을 할 생각을 못 하겠다. 오늘도 역시나 별반 다르지 않은 하루였다. 차이가 있다면 드디어 준성이가 발표를 무사히 끝냈기 때문에 조금은 여유로워 졌다는 것.



  식당의 밥은 제법 맛있는 것들이 나오고 있다. 아 침은 어제 말한대로 참으로 적절한 것으로 나오고 있고. 문제는 식탁의 배열인데 2인용 식탁 4개를 붙여 놓는데, 10 명이 둥글게 앉도록 배열해 놓았다. 자리가 여러 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앉는 식탁 옆에는 항상 다른 사람이 앉게 되어 있는데, 여간 어색한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은 서로 말도 잘 하고 하지만, 몇몇 보이는 동양인들은 지들끼리 서로 묵묵히 먹고 있고, 우리도 거기서 예외는 아니다. 학생처럼 보이면 말이라도 좀 걸어보겠는데, 이건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들이니 좀처럼 말을 꺼내기도 부담스럽다. 하루 세끼 내내 이러니 밥먹는 것이 밥과 전혀 상관없는 것 때문에 좀 망설여지기도 한다.



  내일은 하루 종일 별로 재미없는 것들이다. 그렇긴 해도 얼마 전에 깨닫게 된 사실, 즉 다른 연구를 추상화시킨 후 배울 점을 찾아 내고, 그것을 내가 하는 것에 적용하기, 를 실험해 보고자 내일 강연도 평소와 같이 듣기로 했다. 점심을 먹고 강연을 들으며 앉아 있는데 잠시 딴 생각이 들면서, 내가 여태까지 너무 안일하게 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아직 뚜렷한 결과가 없이, 더군다나 결과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일을 해 온 것을 알게 되었다. 비록 학생 때는 결과가 없어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긴 했지만, 그것이 결과를 내고 싶어도 못 내는 것과는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일의 맺고 끊음을 명확히 나누어서 일을 해야 겠다. 밖에 나왔을 때 모르는 사람들은 전문가처럼 느낄지 모르지만, 막상 같은 분야의 사람에게 내가 하는 일을 말할 때 대표적으로 '나는 이것을 했다'라고 할만한 것이 없다. 쉽게 말해 아직 업적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말하기가 부끄러운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이것저것 많이 건드리기는 했는데, 죄다 명확한 결론과 끝맺음 없이 유야무야 되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 같다. 특히 석사 논문. 한국 돌아가면 당장 석사 논문을 publish하는 것과 ICG dynamics 관련 프로그램을 끝내고, module 찾는 것, module-module interaction, TNF-TGF cross-talk, TRAIL sensitivity에 관한 것들을 끝내야 겠다. 이 중 아직 시작조차 안 한 것들이 있으니, 우선 문제를 명확히 정의한 후 일을 시작해서 몇 개의 결과라 할 수 있을만한 일들을 해야겠다. 이런 학회같은 곳에 오면 항상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직까지 뚜렷한 결과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는 하는데 그 방법이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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